바뀐 잠자리에 뒤척이던 어제 저녁에는 문득 많은 날들을 살았고, 또 그 보다 더 많은 날들이 남았음이 떠올랐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줄 일이 있었던 최근의 기억을 떠올리고는 내 인생에 스스로 조언을 해준다면 어떤 말들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우선 세상의 다양한 모든 일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물을 이해하거나 현상을 이해하거나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해는 ‘관찰’이나 ‘기억’에서 더 나가 ‘해解’라는 한자가 의미하듯이 그것이 어디로부터 기원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통찰력을 포함한다. 사물을 이해하려고 공학을 배우고 언어를 이해하려고 말을 배우고 시간을 이해하려고 철학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수히 많이 갈라진 물줄기를 거꾸로 거스른다면 나는 그 근원의 샘물에 도달할 수 있을까?
만약 그 근원을 찾는 것이 신의 영역이고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면, 혹은 내가 가진 능력으로는 아직 부족하다면 나는 하나의 사물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참신한 시각을 누구보다도 먼저 발견해 내는 것쯤은 가능하지 않을까? 즉, 무엇을 새롭게 ‘해석’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 이는 위에서 말한 ‘이해’의 과정을 거꾸로 되돌아가는 일이리라. 어떤 것에 대한 ‘이해’가 그 극極에 달할 때 이를 다시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것으로 ‘합성’할 수 있을 것이다. 지적 영역에서의 연금술을 위한 나만의 시각과 나만의 능력을 발견하고 싶다.
이것이 내가 일생을 거쳐 올라갈 산이자, 또 나머지 일생을 거쳐 내려갈 산이라는 생각을 하자 그것의 경외감에 눌려 쉽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