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요즘 입을 옷도 없고, 살도 찌고 하니까 기분이 우울하다. 근 3주째 아무것도 안지르고 밥 값, 술 값, 교통비만 들이고 사는 삶이라 잉여 자금이 충분하니 뭔가 한번 큰 지름을 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다. 아, 욕구 불만이 너무 심해.

뭔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노력이 분산되는 느낌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한 시간은 잘 나지 않는다. 연금 받아서 생활하면 좋겠다. 은퇴하면 할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 노인들은 왜 심심하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등산 같은 것 하지 말고, 책만 읽고 살아도 죽을 때까지 흥미 진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별로 학구적인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옛날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짜증난다. 옛날에는 뭐 어쨌느니, 어쨌느니. 그렇게 좋으면 타임머신 만들어서 그 떄로 돌아가면 되지 왜 여기서 불평만 하면서 현재를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보다는 나처럼 달리기라도 죽어라 하면 세상이 조금 덜 시끄러워지겠다.

안철수 교수가 자리는 주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했는데, 내가 평소에 하던 생각과 비슷해서 조금 놀랐다. 무엇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를 그 자리에, 역할에 알맞은 인물이 되도록 갈고 닦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일이다. 자격도 안되고, 소위 깜도 안되면서 무엇을 누리기만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지하철에서 자리가 있어도 앉지 않는 20대의 마음으로 평생 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