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ail Oriented Person

모 회사의 채용 공고에 나온 선호하는 인재상이 Detail Oriented Person이다. Detail Oriented Person 은 깐깐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데 그러면 나쁜 뜻 아닌가? 아니면 “결정은 우리가 하니 밑에서 우리가 놓친 사항들을 잡아주세요” 라는 뜻인가?

자기 역할에 따라서 Detail 하게도 General 하게도 볼 수 있는 사람이 Detail Oriented Person 보다는 더 나아보인다. 나 같은 아랫사람 입장에서 보면 Detail 한 것을 General 하게 지시 내리는 사람이나, General 한 것을 Detail 하게 지시 내리는 상사는 기업의 생산성이나 발전 가능성을 해친다.

예를 들어 보고서를 만든다고 하면,

Detail 한 것을 General 하게 지시 내리는 것은 “밑에 Copyright text는 붉은색 톤으로 폰트나 크기 조절해서 눈에 확 띄게” 라고 말하는 것이고 Detail 한 것을 Detail 하게 지시 내리는 것은 “Copyright text의 RGB값은 #FF0000 로 나눔고딕 12pt로” 라고 말하는 것이다.

Copyright text와 같은 Detail에 대한 결정이 필요한 경우 관리자도 Detail 하게 지시 하고 빠르게 결정 내리는 것이 좋다. 물론 실무자의 의견이 있다고 하면 이를 구체적으로 듣고 빠르고 Detail 하게 결정을 내리고 실무자의 창의성은 조금 더 큰 범위에서 반영하는 것이 나아 보인다. 10명이 들어오는 회의에서 관리자는 Font 이야기를 감히 꺼내지도 말아야 한다. (어떤 관리자는 Font 이야기 밖에 할 것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물론 이러기 위해서는 실무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이게 hierarchy 를 밑에서부터 밟아 올라간 관리자가 강한 이유이다.

하지만, 관리자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보다 큰 범위의 의사 결정을 올바르게 내리는 것이다. 관리자가 Detail을 모르거나 세세한 것 까지 챙길만한 여력이 없다고 하면 Detail 은 실무자들에게 일절 위임한 채 큰 결정들에 집중해야 한다. 이 경우 General 한 것을 Detail 하게 지시 내리는 것의 단점은 실무진의 능력을 끌어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General 한 것을 Detail 하게 지시하고 Detail 한 것을 General 하게 지시하는 관리자 밑의 실무자는 자기가 학부나 대학원 때 배웠던 것이 무의미하다고 말하면서 보고서 폰트와 그림을 바꾸는데 하루 종일을 쓴다.

요약하면 일이 General 하면 General 하게, 일이 Detail 하면 Detail 하게 지시해야 한다. 따라서 사장과 같은 회사에서 가장 General 한 일을 다루는 사람이 Steve Jobs를 이야기 하면서 Detail을 지시하려면 우선 실무진의 역량을 갖춘 후라야 옳다.

미디어의 이해 – 마셜 맥루한

The Medium is the message

위의 “미디어는 메시지” 라고 번역되는 맥루한의 유명한 경구의 원문을 알게 된 후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미디어에 대한 책이 아니다. 아마 원문이 “The Media is the message” 였다면 굳이 빌려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디어의 형식이나 경험보다 내용이 덜 중요함은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여기에 공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환”이라는 단어는 꾸준히 등장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임계치에 다다른 지점에서 전환이 일어난다. 현재가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라는 것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관찰되는데 이 것은 정보 이동의 속도 증가,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통한 자동화 때문이다.

자동차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켄타우로스가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뚱뚱이들에 더 가까운 것이다. 내 신체 능력을 임계치까지 이용하고 미디어로 확장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미디어에 의존하는 삶이란 그저 나를 미디어에 흘려보내는 것이다.

미디어의 이해가 잘 이해되고 공감될 수록 우리나라가 얼마나 미국 중심의 시각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공감각적 경험, 절제의 미, 여백의 중요성 같은 색다른 체험은 그 균형을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