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블로그 [3]

얼마 전의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20대의 제3기를 맞이 했습니다. 드디어! 20대 후반이라는 반갑지 않은 타이틀도 함께 말이지요.

   20대의 1기라면 대학교 입학해서 2학년 때 까지의 시절. 공부에는 취미 없고, 그렇다고 무엇인가에 열중하지도 못하고, 주위 친구들이 이끌면 이끌리는 대로 그저 같이 노는 게 즐거웠던 시절이 바로 20살과 21살의 자화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기라면 역시 회사 생활과 이어지는 복학 후 학교 생활, 졸업까지를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려고 했던 시기라는 생각이 돌이켜보면 드네요. 하지만, 별로 효율은 좋지 못하고, 무한히 뿜어지는 젊음의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할까요. 그래도 그 와중에 몇몇 성과들이 20대 인생의 제3기, 즉 현재의 모습을 결정했지요. 3기라는 것의 중요한 의미는 역시 대학원 입학이 아닐까 합니다. 학업의 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확실할 수 없지만, 최소 앞으로 2년간은 지금 서 있는 이 길을 따라 걸어갈 것 이 확실해 보입니다.

   제가 늘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자신에게 “이봐, 착실히 성장하고 있는 거야?”라고 늘 물어보는 것입니다. 토익 점수같이 객관적인 수치로 주어지는 것들이야 이런 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료한 이야기가 되지만, 인생의 모든 파라메터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 알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보통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런 것들을 눈치채고 자극 받고 열심히 하던지, 아니면 성과에 기쁨을 누리던지 하죠. 하지만 경험상 꾸준히 노력을 쏟은 부분에서 성과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몇 년 전의 여름에 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열심히 해야죠.

   소속이 대학원 생이므로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이공계 대학원 생들이 그렇듯이, 연구실 – 집 – 연구실 – 집을 반복할 앞으로 2년간이 너무도 뻔히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Non-Curricular Activity라고 하나요? 무엇인가 다른 활동에도 참여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한 살 두 살 먹어가는 나이가 걱정되어서, 스포츠라던가 몸을 단련하는 쪽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요즘은. 학교 체육관이 한달 5만원의 회비를 받던데, 등록을 해볼까~ 합니다. 스쿠터를 구입한 것도 통학용이 주된 목적이지만, 가끔은 새벽 2시에 어딘가로 달려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부쩍부쩍 드는 거죠. 고3들이 틀에 박힌 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로 가끔 기괴한 행동을 하듯이. 대학원 생의 욕구 분출이랄까. 관악산 다운힐이랄까.

   지지난주 금요일에 기말고사가 끝나고, 그리고 당일 대학원의 합격 발표가 나고. 주말 내내 어떤 랩에 진학할지를 고민하다가,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으로 면담을 하고, 수요일에 랩 배정을 받고 금요일에 연구실 회식. 그리고 주말 내내 스쿠터 구입을 고민하다가, 상쾌하게 아침 산 공기를 마시면서 부릉부릉 달려서 연구실. 지난 5월초에 “내 인생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큰 사건이 일어난 적은 없어!”라고 말했지만, 지금도 그에 못지 않은 변화의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도대체 일주일 사이에 소개받은 사람이 몇 명인지. 고유명사에 약한 저는 험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자려고 누웠는데, 틀림없이 잠든 것은 아닌데 아무 생각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오직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무 생각도 안 난다는 사실 뿐. 너무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현실에 뇌가 휴식을 요구한 것이 아닌가? 라고 나중에 혼자 생각할 정도로 말이지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최근에는 꽤나 많습니다.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과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잖아요. 근데 가끔씩 “아. 연락 안 한지 몇 달이구나.”라고 문득 생각이 나는 상대가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의식적으로라도 많이 연락을 하려고 하는데, 이런 노력이 어려움이 있다는 거지요. 얼마 전에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이해가 안 간다는 말투로 “친구 사귀는데도 의식해서 노력해서 사귀냐?”라는 반문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저의 경우는 절대로 인간관계도 노력에 의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가능하면 많은 노력을 또 가능하면 서로 비슷한 수준의 노력을 할 때, 무리 없이 편안한 상대가 되어서 오래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본인이 너무 잘나서 주위에 사람이 바글바글 하다면야 좋겠지만, 제가 그럴 능력이 되는 것도 아니고, 또 무조건 마당발이라고 좋은 것도 아니니까요.

   이 카테고리의 이전 시리즈 글보다 꽤나 길어졌네요. 뭐, 이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 주위의 모든 분들과 술 한잔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쭉 하는 것보다, 이쪽이 더 잘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끄적거려 봅니다. 그럼 다음의 인생의 변화의 시기에 또 업데이트 하도록 하지요.

사람도 안오는 블로그 왜 하냐?

(라는 얼마전에 받은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

이래서 한다!

1. 생각을 잡자.

  – 사람들이 영상을 잡기 위해서 사진을 찍고 (요즘 붐이다 붐) 그것도 모자라 동영상을 잡으려고
  캠코더로 기록하고, 보이스 레코더로 녹음한 기록은 이어폰으로 플레이되고 있고.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더 중요한 생각을 기록하는 일은 소홀히 하기 쉬운 것 같다.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여성분들은 그나마 좀 노력하는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든) 남자들은.. 대학 내내 자소서 정도?

2. Broadcast myself

  – 그냥 나란 사람이 궁금한분들을 위한 편의 서비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게 정말 어려운
  일중에 하나지만 이 블로그가 약간의 도움이 된다면 내가 앞으로의 인생에서 만날 수 많은 사람
  들을 생각해보면 가치가 있다! 저는 … 런 사람입니다. 백마디 하는거보다 여기와서 둘러보면
  잘 이해되지 않을까? 또 내 이름만 기억하고 있다면 구글에서 내 이름으로 검색하면 최상위로
  이 블로그가 랭크되므로 누구던 찾아 올 수 있는 접근성 최고.

3. 다이어리

  – 나 자신도 몇년전에 내가 어떻게 살았나 궁금해질때가 있다. 이 블로그도 시작한지 삼년이 훨
  씬 넘었고. 예전의 글을 읽어보면 꼭 사진첩을 넘기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 그 때 조금 더
  충실히 기록해 놓을 걸. 지금도 후회하는데 미래에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도 열심히 기록해 놓고
있다. 전에도 포스팅했는데, 웹에서의 나의 기록을 최대한 긁어모으고 이 블로그로 집중 시키고
있다. 위키도 동반 운영중.

4. 글 연습

  – 오늘 한겨례신문 기자를 뽑기위한 실제 글 작성 시험 답안들을 살펴봤는데, 역시 글 잘쓰는
  사람들은 정말 많다. 나는 책은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글을 많이 안써봐서 그런지 생각을
  매끄럽게 표현하는 능력이 없다. 논리적인 글을 쓰라면 너무 딱딱하게 되는데 그런면을 웹이라
  는 간편성과 결합시키면 가벼운 글을 쓰는 능력이 향상되지 않을까?

5. 오긴 온다

  – 이 블로그에 통계 프로그램을 깔아놨는데 하루에 1x 명 정도의 방문자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지인의 방문은 5명 이하로 보이고 대부분 검색엔진을 통한 검색에 의한 방문. 그 검색어를 하나
  하나 보고 있으면 다른건 둘째 치더라도 재미있다!

6. 전산쟁이로써 싸이월드는 …..이 ……다

  – 내가 알툴즈를 …..하고, 싸이월드는 ….에  ……….. 한다고 생각하며, 구글과 파이어폭스를
……… 데에 이유가 필요하나. 그냥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