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entation] SNU MBA @오크벨리 (2013. 8.12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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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MBA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다.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오크벨리에서 열렸는데 사실 여유로운 일정 탓에 채워진 프로그램은 1박 2일 정도면 소화 가능한 것을, 2박 3일로 늘려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실내 팀워크, 야외 팀워크, 실내 강의, 간담회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음주 가무가 이어졌다. 사실 몇 가지 프로그램들을 제외하고는 OT의 목적은 “친해지길 바래”가 아니겠는가. 열심히 통성명하고 똑같은 이야기를 수 없이 많은 사람에게 하고 듣고 외우고하는 일의 반복이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고 친해졌느냐가 중요한 일.

생각해보니 초면의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단기간에 친해져야 하는 경험이 꽤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의 학기 중에는 물론 매년 그랬고, 그 이후를 따져보면 Qualcomm IT Tour 시절, 회사 입사 동기 오리엔테이션 시절이 떠오른다.

나는 다수가 시끌벅적 하게 떠드는 환경에서 말 하는 것이 영 익숙하지 않고 싫어서 서로 친해져야 하는 상황이 조금 불편하다. 유머가 있고, 개인기가 있고, 재치가 있어서 웃겨주고, 먼저 다가가고 하는 스킬이 없어서 항상, “아 다들 친해지고 있는데, 나만 소외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다. 특히 Qualcomm IT Tour 에서는 더 그랬는데 시간이 지나 한 7~8년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고 나니 몇 가지 느끼는 것이 있다. 

우선, 사람의 성향에 따라서 단시간에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다는 것. 나는 후자에 가까운 편이다. 여기서 어울린다는 것은 친해지는 것과는 또 다른 일이다. 단순히 같이 놀고 즐거움을 나누고 하는 것을 어울린다고 하면 친해진다는 것은 보다 깊은 이야기를 하고 대중에게 내보이는 면 이외의 면을 서로 공유하는 친밀한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남들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고, 친해졌다고 착각하고 불안해하지 말아야 한다. 친밀하게 되기까지는 누구나 시간과 노력이 들고 중간의 헤어짐과 소원해짐을 겪는다.

인간 관계라는 것도 서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고 결국 집단적인 인간관계에서는 이러한 Devotion을 꾸준히 가지고 가는 사람들끼리 남게 되어 있다는 점. Qualcomm IT Tour나 동기 모임에서도 초반에는 엄청나게 웃기고 화제의 중심에 서는 사람이 있었지만, 시간이 몇 년 지나고 보니 모임에 참가를 하지 않거나 연락이 두절 되는 등 마지막에 결국 옛날의 추억을 나누고 하는 사람들은 처음에 의외로 조용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아무튼, 앞으로 학교에서의 1년 반 동안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사람들을 첫 번째로 만나게 되었으니, 이제 더 학교를 졸업하고도 더 오랜 기간 동안 알고 지낼 사람들을 사귀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겠다.

[Pre-term, 경영수학] 수학의 스펙트럼

드디어 기대하진 않았지만, SNU MBA의 커리큘럼이 시작되는 날.
공대 출신에게는 지겨운 함수와 미적분 수학부터 계속된다.

내가 왜 수학을 잘 하지 못했는지 최근에 그 이유를 알았는데, 우선은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질문하지 못하는 내 소심한 성격때문이 그것이고, 또 하나는 보다 더 본질적인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이 또 하나의 이유가 아닌가 싶다.

처음 더하기의 개념을 이해하고, 함수를 배우고, 미적분과 선형대수를 배우고 푸리에변환 같은 보다 복잡한 응용 수학 기법들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에서의 수학 공부 기법이다. 더하기에서 끝없이 복잡한 연산을 더해나가는 발전 과정에만 초점을 맞추고 공대출신이라면 숨돌릴틈도 없이 뭔가를 배워야 하는 빡빡한 커리큘럼이고, 그 중간 어딘가에서 수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의미로 훨씬 더 공부할 것이 포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수학을 배운것이다.

나는 사실 이런 영역은 수학책이라기 보다는 철학책에서 더 배우고 익혔는데, 그 이후로 수학 수업을 들어도 보는 관점이 살짝 바뀌었다고 하나, 아무튼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아무튼 지겨운 미적분 과정이지만 또 열심히 듣고 배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