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건 싫다

두번 생각하기 싫다.

시니컬해지기 싫다.

그건 아니라고 말하기 싫다.

지어지지 않는 웃음을 만들어내기 싫다.

“왜냐하면”이라는 말을 너무 자주 쓰기도 싫다.

이모티콘이 없는 딱딱한 문장을 “다”로 끝나게 계속 지어내기도 싫다.

내 말이 상대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민하기도 싫다.

상대방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기도 싫다.

엔터를 칠지 말지 고민하기도 싫다.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계산하기도 싫다.

어깨를 움츠린채 걷기도 싫다.

만약 조금의 용기만 더 있었다면 이런 망설임은 뛰어 넘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더 마음 가는대로 솔직한 나의 인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게 “꾸준한 자기관리”라는 것이 가지는 의미는 이런 것 같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것. 고작 속 좁은 상사의 호통에 짜증나서 하는 편협한 소리 같은 것은 아니다. 당당함은 인생을 바꾸는 가장 쉬운 아이템이지만, 노력 없이는 유지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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