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이사를 하면, 다치카와의 숙소로부터는 도저히 통근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보다는 일본 사람들의 통근 거리가 훨씬 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1시간 30분에 가까운 통근 거리는 그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살인적인 교통비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덕분에 이러한 사정을 안 학교에서는 새로운 위클리맨션으로 숙소를 이동해서 잡아주셨다. 그곳은 이타바시혼쵸라는 역 근처로 도쿄 도심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야마노테센을 타고 이케부쿠로를 지나 스가모라는 곳에서 도에이미타센으로 갈아타서 몇 정거장 올라가면 나오는 것이다.
이곳에서 4주간 생활하기 위해서는 주위를 잘 파악해 놓아야 할 것 같아서 낮에 한번, 그리고 날이 좀 서늘해졌을 때 한번 주위를 둘러보는 겸 산책을 했다. 식료품등을 싸게 파는 상점을 찾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왠지 커다란 약국에서 밖에 그런 것을 취급하지 않는 듯 했고, 또 그곳에는 채소나 과일류는 없어서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조금 더 찾아 봐야 할 것 같았다. 이전의 숙소가 있던 다치카와는 그나마 번화가 여서 밤이 되어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지만, 이 곳은 돌아다니는 동안 드문드문 사람을 만나는 정도로 한산했다. 우리나라는 토요일 저녁이라면 길에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놀거나 산보를 하거나 할 텐데 신기한 일이다. 다들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나. 사람이 가장 많은 곳은 빠칭코. 아침에도 앞을 지나가고 저녁에도 앞을 지나갔는데 북적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 앉아서 다들 기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젊은이들도 많았는데, 이렇게 토요일 시간을 때워도 괜찮은 걸까나 싶을 정도였다. 아무튼 조용하고 살기는 좋은 동네지만, 편의시설 같은 것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뭐, 출근이 가까워 진다는 것 때문에 불평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여기서는 미타센을 타고 쭉 내려가 히비야 역에서 히비야 선으로 갈아타고 카미야쵸에서 내리면 된다.
낮에는 조금만 걸어도 더울 정도로 뜨겁고 습기가 많았는데, 해가 지면서 조금 시원해졌다. 숙소는 역에서 걸어서 10~15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정말 한산한 곳에 위치. 사람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는 집앞의 로손이라는 편의점 밖에 없다. 전의 숙소보다는 조금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5층 건물 중 5층 최상층으로 조용해서 좋다. 저번 숙소에는 한밤중에 시끄럽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서 방해가 되었는데 말이다. 4주동안이니 짐을 모두 풀고, 정리를 하고 내가 주로 사용하는 가전 제품의 위치를 변경, 그리고 침대의 위치도 변경했다. 적어도 짐에서는 내 집처럼 편하게 지내야 하지 않겠는가.
내일은 우에노, 아키하바라, 그리고 오다이바를 둘러볼 생각이다. 낮에 한창 더울 때 돌아다녀야 해서 옷도 간편하게 신발도 간편하게 하고 돌아다닐 생각. 아침 일찍 나가서 시간을 절약해야할 필요도 있고 이곳저곳 가능하면 걸어다니려면 시간도 오래 걸릴 것 같다. 오다이바에서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오다이바에서 일찍 끝나게 되면 시부야 정도는 들러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