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가치

내가 중학교 때 사모았던 수십장의 클래식 음악 CD 들은 지금 저장된 수백, 수천의 음원보다 훨씬 더 큰 기쁨을 주었다. 무엇이 과도하면 오히려 나에게 주는 기쁨의 총량은 줄어드는 것이 아닐까?

추억이라는 것이 너무 많아 어떤 것을 골라 되새김할지 그 선택이 고민될 정도라면 가치가 별로 없는 것 아닌지, 그것을 아련한 추억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몇 가지 없는 추억이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평생을 간직하며 두고두고 되새기는 것이 아닐까?

 

극(劇)

미디어라고 불리는 것을 생각한다.

나에게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어떠한 정보, 가상의 상황, 다른 이의 생활, 미래의 예측, 실패의 원인 등은 사실인가? 전혀 과장되지 않는 있는 모습 그대로 인가?

그렇지 않다. 전체가 아닌 부분 만의 정보, 누군가의 시선에서 왜곡된 정보, 미디어의 희망이 가미된 부적절한 정보들이다. 사실은 없고 온통 극(劇)이다. 현실의 고요함이 아닌 과장되고 존재하지 않는 세계다.

의미가 없다. 모르는 익명과 마주쳐 스친 옷깃 만큼도 의미가 없는 그런 혼란에 의미를 두고 마음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