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과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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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격으로 두 잔의 커피를 사는 사람과 하루 밤을 사는 사람이 있다. 두 잔의 커피를 사는 사람들은 훤히 보이지만 하루 밤을 사는 사람은 도통 보이지를 않는다. 가난은 감춰야 하고 고상한 취향은 드러내야 한다.

같은 건물이지만 두 개의 다른 세상이 기묘하게 공존하면서 서로는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다. 세상은 2차원의 격자로 세상을 갈라 놓는것에 만족하지 않고 3차원의 계층으로 분리시킨다.  오직 돈 만이 소리 없이, 보이지 않게 이를 넘나들 수 있다.

돈이 무엇이고 부가 무엇인지 사실 잘 느껴지지 않는다. 부는 내가 만족하는 나의 삶의 모습으로, 간접적으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삶의 모습이, 내가 자랑하고 싶은 나의 커피가, 소유와 소비로서 증명된 내 삶의 가치가 어디서 왔는지 조금 더 곰곰히 생각해서 알 필요는 있다.

내가 마시는 커피가 위층 고시원에 사는 이들의 노동이 바탕이 되는 것처럼, 현대 사회에서 내가 누린 부는 누군가의 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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