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재미있을 수는 없을까?

왜 일상은 재미가 없을까?

하루하루 반복되는 것은 재미가 없다. 어른은 틈만 나면 일탈을 꿈꾼다. 반면 아이는 다르다. 아기를 관찰하면서 느낀 것인데 아기는 똑같은 놀이라도 지치지 않고 수십번이고 반복한다. 결국 돌보아주는 어른이 지쳐서 그만두거나, 아이가 졸려서 그만두게 된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며 어른들에게는 반복되는 무엇이 재미없게 된 것일까?

자세한 원인은 잘 모르겠다. 누군가가 연구했을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사람이 새로운 것을 추구할 때 얻는 보상이 매일 똑같은 것을 찾을 때 얻는 보상보다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경험을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해왔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곳에 도착했을 때 짜릿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 만족을 주는 것이 가까이에 있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

이게 반대였으면 어땠을까? 매일매일 반복되고 똑같은 일을 해야 쾌감과 안정을 느끼고 조금이라도 다른 일을 하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다면? 이미 이러한 사람은 세상에 있고, 이러한 사람을 정신질환자나 강박증 환자라고 부르지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것은 없다. 다수가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 뿐이다.

아마 여행이란 말은 끔찍하게 여겨 지고, 세계 일주를 보내는 것이 징역형이 아닐까? 옷의 디자인은 정밀하게 똑같은 옷을 계속 생산하는 것이 기술력과 디자인의 척도이고 유별난 옷은 배척 받을 것이다. 자동차, 철도, 비행기 산업은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TV는 조금도 새로운 시도도 하지 않고 매일매일 똑같은 음악과 뉴스를 계속 반복하겠지. 그래야 시청률이 높을 것이다.

일상이 재미 없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 왜 일상이 재미 없는지 정답을 찾아볼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Shed light on Everything

태어나고 죽는 것 사이에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는 머리 속을 떠나지 않은 숙제다.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알면, 갈림길에 섰을 때 명확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판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무엇이든 별다른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고민하고 머뭇거리는 시간이 큰 낭비처럼 여겨졌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한 많은 예시 답안들이 있다. 나의 아버지가 말해 준 것이 있고, 종교에서 가르침을 주는 것이 있고, 수많은 철학자들이 자기 나름대로의 해답을 써서 책으로 만들어 놨고, 문화와 사회를 통해 끊임 없이 주입되는 답들도 있다.

이를 고쳐서 쓰기에는 부끄러움이 크다. 사실 지난 십여년간은 아버지의 생각과 해답이 옳다고 생각하고 누가 묻거나 판단이 필요하면 내가 들었던 것을 살짝 고쳐 답을 했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가 될 정도로 시간이 흘렀고, 아직도 같은 대답을 하려니 솔직히 이 것은 내 답이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부끄러움이 느껴졌다.

내 답을 찾고 싶은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고, 이 답을 찾기 위한 독서를 많이 했다. 이를 통해 몇 가지 생각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세상에 대한 이해를 끊임없이 넓히는 나의 모습으로 인생을 채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의 사회적 위치를 옮겨 감에 따라 그 위치에서 밖에 보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더 할 수 있게 된다거나, 내 아이를 교육 시켜감에 따라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이해하는 지평을 넓혀 간다거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며 이해 되지 않던 현상을 해석하는 눈을 얻는다거나.

내가 어떤 선택을 할때 그 기준은 내 이해를 넓혀 갈 수 있는 것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옳으며 따라서 무엇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다른 미지의 것을 위해 새로운 노력을 경주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어떤 것을 이해했는지도 중요하지만 늘 새로운 것을 이해하려는 시도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직까지는 매우 추상적인 생각이지만 이렇게 모든 것을 이해하고 언젠가는 내가 아는 것과 내가 하는 행동이 물리적인 나, 또는 무엇을 소유하는 나보다 큰 나라는 존재를 정의한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아는 만큼 내 세상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고,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나만의 우주를 가지게 되면 결국 나의 소멸이란 의미가 없음, 즉 삶의 마지막을 극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