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이해 – 마셜 맥루한

The Medium is the message

위의 “미디어는 메시지” 라고 번역되는 맥루한의 유명한 경구의 원문을 알게 된 후 도서관에서 빌렸다. 이 책은 우리가 생각하는 미디어에 대한 책이 아니다. 아마 원문이 “The Media is the message” 였다면 굳이 빌려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디어의 형식이나 경험보다 내용이 덜 중요함은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이 여기에 공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환”이라는 단어는 꾸준히 등장한다. 어느 분야에서든 임계치에 다다른 지점에서 전환이 일어난다. 현재가 상당히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전환이 일어나는 시기라는 것은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관찰되는데 이 것은 정보 이동의 속도 증가,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통한 자동화 때문이다.

자동차 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켄타우로스가 아니라 휠체어를 타는 뚱뚱이들에 더 가까운 것이다. 내 신체 능력을 임계치까지 이용하고 미디어로 확장되어야 한다. 처음부터 미디어에 의존하는 삶이란 그저 나를 미디어에 흘려보내는 것이다.

미디어의 이해가 잘 이해되고 공감될 수록 우리나라가 얼마나 미국 중심의 시각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 느끼게 된다. 공감각적 경험, 절제의 미, 여백의 중요성 같은 색다른 체험은 그 균형을 위해서라도 의도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회사로의 복귀

1년 4개월여간의 MBA 수업을 마치고 다음주면 회사로 돌아간다. 논문을 부랴부랴 마무리 지어 제출하고 나니 복귀가 일주일 앞이다.

MBA를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돈 이야기를 이해하고 싶어서 였다. 수 년 전까지 예산, 비용 따위는 나와는 다른 층(Layer)에서 벌어지는 다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점점 그러한 것을 신경써야 하고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되니 자신이 없어졌다. 내 의견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면 지금은? 그래, 예전보다는. 적어도 저 내용은 어느 과목에 있는 내용이라는 것은 알게 되었다. 나머지는 책을 읽어보면 된다.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겉의 돈 싸움이 아니다. 기업이 무엇을 왜 하려하는지 이해하게 된 것이 핵심이다. 왜 표준활동을 입력하라고 할까? 인력 구조조정은 어떤 의미인가? 왜 IT 시스템은 그 모양인가? 이러한 질문에 단촐한 나의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의견을 이야기 하면 그 무게 만큼의 책임이 어깨위에 올려진다. 조용한 회사는 무책임한 회사이다. 달변은 아니더라도, 책임의 무게만큼 나는 더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