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기다림은 내가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다림이란 것은 우리의 기다림 중에 얼마 되지 않는다. 그 외의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제한된 시간이라도, 하다 못해 사색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기차 플랫폼 위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것도 사실은 인터넷을 검색하는 시간으로 탈 바꿈 시킬 수 있고, 시험 종료를 기다리며 시계를 세고 있는 것도 사실은 보다 나은 점수를 위해 답안지를 보고 또 보는 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기다림이 얼마 없기에 기다림을 잘 생각해보고 이를 의미 있는 것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수 있겠다. 인생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비관론자들에게 정말 너의 인생이 기다림 뿐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렇게 하루하루의 기다림을 없애나가다 보면 어떻게든 알차게 인생을 채워 넣으려는 시도로 귀결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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