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온집, 그리고 내 방을 꾸미면서 침대를 어떻게 놓을 지 생각해봤다. 창문 옆이 좋았다. 지금까지는 천정만을 보고 잠들었는데, 이제 하늘을 보면서 잠들 수 있게 되었다. 하늘도 별이 촘촘히 박혀있는, 그런 하늘은 아니다. 아파트에서 나온 불빛들로 희뿌연 연기 같은 것이 잔뜩 낀 늘 흐린 하늘이었지만 그래도 그 하늘의 넘어에 있는 무한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바다나 하늘을 볼때 무한을 느낀다. 마주보고 있는 엘리베이터 안 거울 같은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무한. 이것을 볼때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은 틀림없이 우리 안에는 그와 닮은 어떤 무한함이 존재하고, 평소에는 이를 잊고 살다가 자연에서 이를 일깨워주는 어떤 것을 느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바로 그런 하늘과 닮은 무한함을 내 안에서 찾고 싶다. 나 자신이라는 존재가 유한하다는 절대 불변의 명제를 참이라고 생각하고 무한을 찾기 위한 용기 같은 것을 다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무엇이 “영원히” 가능할지를 곰곰히 생각해보는 그런 흥미를 가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