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이쁜 아기

하나도 안이쁜 아기들이 있다. 아니, 오히려 정말 사랑스럽고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이쁜 아기들은 별로 없다. 사진을 봐도 동영상을 봐도 실물을 봐도 그냥 아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비이성적인데 많이 먹고 많이 자는 인간형 생물체의 하나이다.

그런데도 이런 생각을 숨기고 ‘아 진짜 귀엽다’라는 말을 해야 할때가 많다. 표정관리 안되는 나는 이럴때 진짜 거짓말을 못하겠다. 일단 생각하는척 음.. 시간을 끈다음에 ‘우와 엄마 닮았다. 눈 좀 봐.. (그냥 엄마랑 똑같네)’라고 얼버무리곤 한다. 하.. 나를 바라보는 부모의 표정이란.. 아기는 누구에게나 무슨짓을 해도 이쁜건 아니라고요!

조그맣게 도마소리가 들려왔다

깜깜한 어둠속에 그렇게 꼼짝없이 누워있었다. 팔이 왜 이리 무거운가. 머리는 또 왜 이렇게 무거운가. 이윽고 문이 살짝 열렸다. 빛이 방의 한쪽 벽만을 살짝 비추고 이내 닫혔다. 밖에서는 곧 TV소리가 들려왔고 이윽고 일정한 도마 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이제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나는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될 것이고, 다시 살 수 있게 되었다. 조금 후에는 밥을 먹을 수는 없지만, 내 앞에 무엇인가 정성스래 차려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숨은 고르게 내쉬어지고 긴장은 풀어져 단단하게 뭉친 어깨 근육이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다.

얼마나 행복한가. 그리고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