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 불감증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사건을 보면서, 마음이 참 답답해진다. 논문 표절이야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일이고 국내에서는 사실 이를 검증하는 시스템도 미비하여 이렇게 사후에 무슨 일로 드러나지 않으면 고작 당사자의 학자적인 양심에 맞기는 현실이 근본적인 문제이지만, 명백한 표절로 쌓아올려진 경력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지지율이 압도적인 1위라는 것은 비단 개인의 양심이나 정직성의 문제라고 이 사건을 바라보기에는 그 무게감이 너무나 크다.

문대성 개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또 논문 표절이 그가 행한 잘못 중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느끼는 그 무게감이라는 것은 그 사건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태도에 있다. 현대인에게 누군가를 판단할 때 ‘정직함’이라는 가치는 얼마나 심각하게 여겨지는 것일까? 이미 삶이 너무 팍팍해서, 혹은 이념적인 가치 판단이 먼저라고 생각해서 정직하다는 것이 순위 저 뒤 어딘가로 밀려나 있는 광경이다.

정직한 것이 결국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결국 후회하지 않는 길이라고 믿고 인생에서의 등대처럼 삼으려는 나에게 이런 사건과 현상은 내가 틀렸다고 비웃으며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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