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가 필요하다

제네바 출장을 앞두고 생각해보니 나의 멋진 모습을 담아 줄 포토그래퍼가 필요하다.

깔끔하게 다린 셔츠와 직각 어깨를 드러내는 슬림한 코트, 잘 닦여진 헤리티지 리갈 구두 위에는 브룩스 브라더스 치노를 입고, 랩 시리즈 스킨케어 셋으로 말끔히 정리된 피부 톤과 머리를 한 채 세계 10여 개 국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인 커다란 메인 회의장에서 가만히 미간을 찌푸린 채 듣고 있다가, 나의 맥북 에어를 한 손으로 귀찮은 듯이 덮으면서, 아침 회의장에 오는 트램에 타기 전 호텔 앞 스타벅스에서 주문한 더블 샷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를 왼쪽으로 치우면서 정면을 바라 보고  영어로 “아니오, 그건 당신이 잘못 이해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내 모습을 찍어줄 Photographer가 없다.

나는 그런 사진이 필요한데, 이런.

“포토그래퍼가 필요하다”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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