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홀로 떠나게 되는 제네바 출장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몇 주간 심리적 부담이 꽤나 많은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 앞에서 혼자 말하고 있는 꿈을 꾸다 깬적이 몇 번이나 있다. 누구의 도움 없이 내 책임 하에 무엇인가를 이루고 와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발표할 내용에 대해서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다는 부담감, 또 내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았을 때 지난 20년간의 학습이 고작 이정도였나 하는 부끄러움 같은 것이 두렵기도 하다. 참 겁도 많지.

이렇게나 겁이 많고, 또 부담스럽기도 한데도 팀장님이 해외 출장으로 휘정씨가 가는 것이 어떨까 라고 물어보셨을 때 냉큼, 내가 가겠다고 말했다. 기꺼이 가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이러한 부담되는 일에 도전하지 않으면 결국 이 상태로 고만고만하게 머물고 말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꺼려지는 일에 이성의 채찍을 들어 방향을 틀지 않고 두려움 없이 달려야 하는 것이다.

또 하나, 처음보는 사람, 나이가 나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화하는 것이 걱정스럽다. 업무상으로 전화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전화 다이얼을 눌렀다가, “에이 조금이따 하면 어떨까.” 하고 지워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아냐, 지금해야 하는 일이라면 싫어도 지금하는 것이 맞아.” 하고 다시 전화를 걸기도 한다. 책임감이 두려움을 앞서는 순간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

나는 30년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았다. 어려움도 내가 선택한 어려움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내가 선택한 길을 밟아왔다. 두려움을 이기려면 귀찮음을 이기려면 몇 년후의 미래를 명확히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내가 설계한 그 미래에 대해 책임감을 막중하게 느끼는 것도 필요하다.

나는 10대 이후로 2~3년 단위로 무엇인가를 크게 바꾸며 살아왔다.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대학교 2년, 직장인 3년, 대학교 2년, 대학원 2년, 그리고 다시 직장인 2년 반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두려움 없이 기회를 찾아내자. 성공적인 변화를 이루어냈을 때의 과실은 내 인생이 증명한다.

 

 

“부담감”의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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