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강희의 생존법

  얼마전 무릎팍 도사를 보는데 배우 최강희가 나왔다. 상대우위를 점한 미모를 가진것도 아니고 나이도 다른 여배우들에 비해서 많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지만 꾸준히 연기자로서 관객에게 선을 보일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된 비결에 대해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필요에 의해 쉬지 않고 일했는데, 주위에 같이 시작한 친구들은 하나씩 떨어져나가고 결국 저 혼자 남았어요.”

  그녀의 성공은 본인의 성실함 때문이기도 하고, 주변 사람의 변덕때문이기도 하겠다. 나처럼 능력은 모자라지만 꾸준한 것 하나만 믿고 가는 사람에게는 왠지 희망의 메시지처럼 들렸다. ‘배우’라는 성공과 실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직업군에서, 또 실패의 비율이 현저하게 높은 곳에서 ‘성실’이 가지는 강점을 내가 일하고 있는 이 다소 다른 환경의 장소로도 끌고와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가만히 앉아서 매달 입급되는 월급만으로도 가지고 있는 꿈과 희망이 늘 과거형으로 충족되는 그런 상황이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다른 상황이라는 것이 ‘최강희’스러운 삶의 태도가 내가 속한 곳에서는 다소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람들은 나처럼 꾸준할 것이고 기회는 더 적게 찾아올 것이다.

휴대폰 번호 변경

  2001년, 휴대폰을 처음 만들때부터 사용해온 나의 소중한 016 번호를 얼마전 잃어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2G 사용자이자, 마지막 016 유저로 남기를 원했지만 회사에서 법인명의의 회선을 개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번호를 변경해야 했던 것. 오랫동안 지켜온 나의 소중한 번호여, 지.못.미.

  덧붙여 공짜폰은 많이 들어봤지만, 공짜 이용폰이 있다는 이야기는 얼마전에 처음 들었다. 바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소위 “업무용” 요금제가 그것. 기본료가 15000원이지만 사실 청구되지는 않는다. SMS와 통화료, 그리고 데이터통화료가 무료로 통신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자그만한 복지라고나 할까. 글쎄 자그만 하다고 볼 수 있을지.. 지금도 교실에서 알을 수없이 까고 있는 수많은 대한민국 중고딩들의 로망. 월말이 되면 다 쓴 무료 통화 시간 때문에 전화하기 꺼려지는 커플들의 로망. 일수도 있겠다. 아무튼 전에는 상상하지 않았던 이용 방법들이 휴대폰에서 톡톡 튀어나오니까 좋긴하다.

  이를테면,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에 올 버스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다던가, 주변에 있는 여러가지 식당이나 상점의 정보를 파악한다던가. 뉴스를 보고 고속도로 상황을 체크한다던가. 이런 것이 다 가능하게 된지 꽤 됐었는데, 그 놈의 비싼 요금 때문에 사람들이 아직도 휴대폰의 SHOW 버튼을 금기시하게 된 것이다. 이 금기가 풀리는 순간, 사람들이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순간이 통신회사로서는 또 한번의 기회랄까?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