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번호 변경

  2001년, 휴대폰을 처음 만들때부터 사용해온 나의 소중한 016 번호를 얼마전 잃어버리고 말았다. 마지막 2G 사용자이자, 마지막 016 유저로 남기를 원했지만 회사에서 법인명의의 회선을 개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번호를 변경해야 했던 것. 오랫동안 지켜온 나의 소중한 번호여, 지.못.미.

  덧붙여 공짜폰은 많이 들어봤지만, 공짜 이용폰이 있다는 이야기는 얼마전에 처음 들었다. 바로 회사에서 사용하는 소위 “업무용” 요금제가 그것. 기본료가 15000원이지만 사실 청구되지는 않는다. SMS와 통화료, 그리고 데이터통화료가 무료로 통신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자그만한 복지라고나 할까. 글쎄 자그만 하다고 볼 수 있을지.. 지금도 교실에서 알을 수없이 까고 있는 수많은 대한민국 중고딩들의 로망. 월말이 되면 다 쓴 무료 통화 시간 때문에 전화하기 꺼려지는 커플들의 로망. 일수도 있겠다. 아무튼 전에는 상상하지 않았던 이용 방법들이 휴대폰에서 톡톡 튀어나오니까 좋긴하다.

  이를테면, 버스 정류장에서 다음에 올 버스가 있는지 여부를 알아본다던가, 주변에 있는 여러가지 식당이나 상점의 정보를 파악한다던가. 뉴스를 보고 고속도로 상황을 체크한다던가. 이런 것이 다 가능하게 된지 꽤 됐었는데, 그 놈의 비싼 요금 때문에 사람들이 아직도 휴대폰의 SHOW 버튼을 금기시하게 된 것이다. 이 금기가 풀리는 순간, 사람들이 자유롭게 무선인터넷을 즐기는 순간이 통신회사로서는 또 한번의 기회랄까?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

“적당한 드라마와 유머를 섞고, 다들 가슴이 뭉클해지는 애국 코드를 가미한 다음에 보기 좋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치장하면 괜찮은 영화가 나올 것이다” 라고는 어느 신출내기 경험 없는 영화기획자도, 심지어 나 같은 영화 산업에 전혀 이바지 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영화가 “나오겠다.”“나왔다.” 는 사전적과 사후적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무엇을 해보기 전에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이 결국 흥행 성공과 참패를 결정한다. 인생의 어떤 시점에서는 주위 사람들을 다 뿌리치고 나의 길을 가야하는 때가 있고, 그 기회를 운좋게 잡은 감독은 등장 인물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는 행운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