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영화를 표방했지만 너무 드라마가 강한 나머지 뭔가 있어야 될 딱딱한 부분까지 녹아 버린 듯한 영화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를 보는 것은 즐겁고, 또 그게 우리나라가 아닌 전혀 다른 세상이면 더욱더 신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내용 자체는 요즘 TV를 틀어도 일주일에 이틀은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 세기의 스캔들까지는 안되고 One decade 스캔들 정도 될 듯. 너무 악평으로 시작하나? 하지만 자주 나오니 만큼 그 즐거움은 보증 된 것. 스릴은 없지만 적당히 곡선을 그리며 요동치는 플롯은 엔딩 크레딧을 벌써? 라고 느낄 만큼 재미있기는 했다. 탄탄한 소설을 바탕으로 해서 무리하지도 않고 의욕이 없는 것도 아니고, 휘트브래드상 수상작이라는데 이 상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지금까지 읽은 수상작들이 다 내 마음에 들었으므로 학교 도서관에 구입 신청도 해 놓고. 결론적으로 7천원 감은 아니지만 천원 감은 충분히 하는 영화! 아, 키이라 나이틀리의 허리를 꽉 조이는 옷을 입은 모습을 캐리비안의 해적에 이어 보고 싶다면 역시 더욱더 봐 줘야 하는 영화. (내 영화평은 왜 이리 내용이 없지)
[월:] 2008년 10월
다 같다
사람에 따라 뭔가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유심히 관찰하려 했다. 얼굴 표정, 자주 쓰는 단어, 이기적인 정도, 식탐, 습관, 돈 씀씀이 그리고 다른 것 보다 더 중요한 마음. 속에 없는 말도 하고 가끔은 나를 쿡쿡 찌르는 말을 들어도 헤헤 웃으면서 대화하려 했고 무엇인가 주고 또 무엇인가 받았다. 이러한 꽤나 품과 시간이 많이 드는 학습 과정을 통해서 느낀 점은 “사람은 다 같다” 는 것이다. 좋다. 많이 봐줘서 다 비슷하다.
사람은 같지만, 그의 위치가 행동을 결정한다. 그래서 다들 다른 행동을 하고 다들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모두 이기적이지만 부자는 아무것도 안 바꾸기를 원하고 가난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바꾸기를 원한다. 결국 근본적인 몇 가지 원칙에 의해서 설명되고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은 만만하고 단순한 존재가 사람처럼 보인다. 너와 나의 눈높이가 같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