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흐르는 듯 흘러가되 급류가 휘몰아치지 않고, 그리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또 아주 천천히, 굳건한 걸음 걸음 나아가 그리 되었으면. 운명이라던가, 순리라던가, 그러한 포장된 언어가 아닌 내 마음과 그의 마음이 이끄는대로 결국 이루어 지기를. 원하는 것은 이루어지기 마련이지만, 그 과정이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오랜 여름 동안 강렬한 햇살과 바람과 폭풍을 거친 포도가 파랗게 열매 맺듯 그렇게 되었으면. 무엇인가 결과가 내 앞에 나타났을때, 비록 후회와 실망이 조금은 마음 속에 있더라도 그 모든 것이 다 나의 책임으로 귀결될 수 있기를. 그래서 약간의 한숨과 노력해서 지은 웃음으로 가슴 속이 후련해 질 수 있기를. 만약 정말 기쁨만으로 이루어진 자연스러움이 이루어진다면 그에 너무 탐닉하지 않고 주위의 다른이들에게 감사를 전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기를. 그리고 그것이 영원히 내 마음 속에서 가장 큰 위치를 차지 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