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4]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1]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2]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3]

 오랜만이다. 그 동안 이래저래 사건도 많고, 바쁜일도 많고, 블로깅도 좀 쉬고 해서 “퀄컴 IT TOUR 2006을 정리해보자!” 고 시작했던 시리즈도 몇 달째 손을 놓고 있었는데, 2007년 IT TOUR의 출발이 2달도 안남은 시점에서 그 전에는 한번 시작했던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다시 시리즈를 이어가 본다. TOUR에 참가한지 일년이 가까워 오는 시점이라 많이 기억력이 희미해 진 것이 조금 아쉽기도 하고, 생생한 기록에는 조금 무리가 있지 않을까. 아무튼 저번 [3]편에서 썼던 것 처럼 마지막 야구장 일정을 뒤로하고 잠이 든 일행인 것이다.

 새로운 아침이다. 미국에서 맞이하는 3일째의 아침. 오늘은 이번 투어 일정 중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바로 QUALCOMM의 CEO, 폴 제이콥스를 만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날 밤에도 각 조별 모임을 가지고 최후로 발표할 주제에 대해서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또 오늘 오후 일정 전부가 폴 제이콥스와의 세미나를 위해 투자될 예정이다. 한번의 리허설과 그리고 실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 중대함을 누구도 말은 안했지만, 투어에 참가한 우리들 모두가 다 알고 있었을 것이고 때문에 묘한 긴장감도 흐르는 것 같았다. “우리가 잘 못하면 2007 IT TOUR는 없을꺼야” 라는 농담으로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이날은 오전 밖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오후는 위에서 말한 리허설과 실제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고 저녁은 긴장이 풀린 분위기를 즐기느라 사진 따위는 신경을 못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전에는 꽤나 멋진 곳을 돌아다녔으므로 사진은 오전의 일정 위주로 올리고 오후는 글로 때우는 4일째 일정의 블로깅이 되겠다!

우선은 느닷없는 사진 한장으로 출발

 

 긴장 속에서 일어나 며칠간 겪었던 고지방의 아침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 일행이 처음 도착한 곳은 바로 위 사진의 경치가 보이는 곳이 되겠다. San Diego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인 것은 아마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고, 미국의 최 남단, 즉 멕시코와의 국경 근처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전의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미국 해군 태평양 함대의 본부가 위치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이 이 도시에서는 꽤나 멋진 바다 경치를 볼 수 있게 해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곳이 바로 이 Point Loma이다.

 달랑 사진 한장으로는 그 위치를 설명하기가 곤란하므로, Windows Live Writer의 기능 중에 하나인 Microsoft Vitural Earth와 연동됨을 활용해서 그 장소를 구체적으로 보자면, 바로 아래의 맵에서 그 이름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이다. 미 서부해안에서 최남단, 그 곳에서도 갈고리처럼 튀어나온 부분의 끝이 바로 Point Loma이다. 1542년, 포르투갈의 카브리요라는 탐험가가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상륙했다고 하는 역사적(이라는)인 지점이다. 사진을 찍은 위치는 이 튀어나온 Point Loma에서도 그 가장 끝의 작은 등대가 있는 지점이다. 이 끝에 위치하면 3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광경을 볼 수 있는데 왼쪽으로는 위의 사진처럼 North Island가 위치해 있고 저~ 멀리 San Diego의 Downtown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러한 유용한 기능이~ 

 평일 아침이라 방문하는 사람도 없고 한적했다. 바닷가에 위치한 도시라서 그런지 아침이면 흐린 하늘로 햇빛도 보이지 않고 비가 올 것 같은 분위기인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구름이 있었냐는 듯이 맑은 날씨로 바뀌면서 강한 자외선이 내리쬔다. 매번 그렇지만 투어의 필수품은 선블럭! 인상적인 것은 버스를 타고 지날 때 양 옆으로 펼쳐진 국립묘지의 깔끔하게 정렬된 하얀 비석들이었다. 어디든 국립묘지는 높아서 경치가 좋은 곳에 위치해 있기 마련이니 이 곳은 그야말로 태평양 전쟁의 영혼들이 잠들기에 좋은 장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올라와 기념품을 파는 건물 근처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경험은 종종 있었다.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이라던가, 전라도의 해남 이라던가. 하지만 이렇게 압도적으로 넓은 곳에서, 3면이 바다인 곳에서, 그것도 지평선이 보이도록 넓게 펼쳐진 육지와 바다를 보는 것은 꽤나 압도적인 경험이었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것은 바로 태평양인 것이다. 내가 상상하지 못한, 우주의 진공이나, 대기의 공기같은 실체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파도를 철썩 거리는 바닷물로 이어진 공간이 머리 속의 관념을 감싸는 거대한 범위로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경험을 두고 압도적이라고 표현하는 구나.” 라는 느낌이다. 호기심에 1달러 정도를 쌍안경에 넣고 다운타운을 관찰하고, 떠가는 배를 보는 등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주어진 시간이 다 흘러버렸다.

포르투갈의 탐험가 카브리요를 기리는 기념비. 그야말로 끝의 꼭지점이다.

 

 절경을 자랑하는 Point Loma를 떠나 우리가 향한 곳은 바로 라 호야(La Jolla). 구불구불한 길을 한참을 내려가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다 보면 위 지도에서 보이는 Easter Cross라는 곳에서 북서쪽으로 위치한 해변가 마을이다. 이름부터 이국적인 냄새가 풍기는 것처럼, 멕시코어로 보석이라는 뜻이라는데, 말 그대로 보석 같은 마을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 정도. 그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달려가는 버스에서 그 풍경으로 보고 감탄했고, 버스가 내리자마다 달려가서 바닷물에 발을 담그게 하는 경치. 비록 사진이라는 조악한 표현이지만 살짝 감상해보자.

확실히 열대의 식물이다

 위의 특이한 모양의 식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국 내에서도 가장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San Diego이다. 연중내내 영하는 커녕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별로 없고, 가장 추울때와 가장 더울때의 기온 차이가 20도에도 채 못미칠 정도로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므로 휴양지로 각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따라서 이 라 호야 에는 수많은 숙박 업소와 식당, 쇼핑몰등이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가득하게 위치해 있다. 뒤에서도 나오겠지만, 이 곳에서 조금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UCSD가 위치해 있다. UCLA는 많이 익숙하지만, UCSD는 다소 생소한 느낌인데, 바로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캠퍼스와 자연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그 곳의 대학생이 조금 부러워졌다.

아름다운 해변과 호텔

 보석처럼 깨끗하게 부서지는 파도가 이 곳의 매력 포인트! 아침인데도 해변에 나와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이고 곳곳에서 일광욕. 이 모습을 보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어던지고 해변으로 달려들어 갔는데, 결국 젖는 것은 생각도 안하고 어린 아이들 처럼 물을 뒤집어 쓰면서 놀았다. 덕분에 이후 CEO와의 세미나 일정에서도 축축하게 젖은 바지를, 소금물 냄새가 배긴 그 옷을 입고 앉아 있었다는 것 아니겠나. ㅋ

 몇년 전인가 미국 플로리다로 떠나는 친구가 “무엇을 사다줄까?” 라고 나한테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장난스럽게 플로리다 해변의 대서양 바닷물. 이라고 말했는데, 그 친구는 정말로 조그만 PAT 병에 대서양 물을 담아가지고 가지고 온 것이었다. 무려 일년 후에 말이다. 냄새를 맡아 보면서 미국물은 조금 다른가? 우리나라 바닷물은 하나같이 지저분한데. 킁킁 거리면서 생각했었는데, 그 물속에서 몇년 후에 첨벙거리면서 뛰어 놀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서양과 태평양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마치 보석과도 같았다

 이 곳은 서쪽 해안이므로 저녁 노을의 석양이 그렇게 아름답기로도 유명한 것이다. 또한 바위들 사이로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중의 하나라고 한다. 석양이 독특하게 깎인 해안가의 바위들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멋지다고 했지만, 아쉽게도 언젠가 모를 다시 올날을 기약하면서 이 곳에서는 아주 약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사진처럼 깨끗한 바닷물을 보자, 모두들 뛰어들어 정신없이 놀았으므로 그 짧은 시간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바닷물이 깨끗하기로 아름다운 제주도 옆의 우도의 해수욕장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청정 바닷물 맛은 그렇게도 매력적이고 중독성이 있었다. 짧은 광란의 시간이 끝나고 우리에게 남은 것은 소금 냄새 뿐.

햇볕에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만들자

 

 버스로 돌아오는 길에도 왠지 매력적이어서 뛰어들어 일체가 되고 싶은 풍경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풀밭. 따사로운 아니 오히려 뜨거운 햇살 속에서 녹색의 싱그러움을 느끼면서 누워있자니, 일정의 압박이 아쉽게만 느껴질 따름이었다. 후배들에게 추천하는 이런 아쉬움 속에서 시간을 2배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이던지 뛰어들고 느끼고 감탄하는 것이다! 비록 아주 조그만 색다름일 지라도 말이다. 인생을 끝까지 살아보지 않는 한 그것이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가 될 지는 모르는 일인 것이다.  

 이 곳에서 업드린채로 모두가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들어 사진을 찍자고 해서, 아래에서 2층까지 쌓았는데, 역시 시간 제약 때문에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는데, 그게 못내 아쉽다. 결국 그 사진을 못남기고 귀국하는 비행기를 타 버리고 말았으니까.

UCSD

  다음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UCSD. 이 곳에서 언덕을 조금 올라가면 위치해있다. UCLA나 UC 버클리나 UC Irvine 등등. 유명한 University of California 시리즈 대학들 중에 우리에겐 비교적 덜 유명한 UCSD. 이 대학교에서도 QUALCOMM의 영향력은 느낄 수가 있는데, 이 곳의 도서관이 바로 QUALCOMM에서 지어서 기증한 건물이라고 한다. 이름도 제이콥스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고. 충분히 캠퍼스를 구경하고 싶었지만, 오후의 세미나 일정이 있는지라, PANDA Express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바삐 QUALCOMM 본사로 가야하는 일정이었다. UCSD 기념 티셔츠를 사왔어야 하는건데. OTZ

여러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구내식당

 PANDA Express는 실은 중국풍의 음식브랜드로 그나마 ‘쌀’ 로 만든 음식을 팔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어필했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먹는 흰쌀밥을 생각하면 안되고, 풀풀 날려서 찰기라고는 없는 실제 본적이 없으면 상상이 안가는 것을 팔고 있는 것이다. 펩시!와 적당한 음식으로 요기를 한 후 나와서 대학교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 가지고 간 삼각대를 가장 유용하게 써먹은 것이 바로 이곳에서의 내가 속한 세미나 발표 조의 기념촬영 사진이 되겠다.

 이제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버스로 향해서 본사로의 이동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이날 나의 촬영은 여기까지. 이후에 남은 것은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닌 전문 사진사 아저씨가 찍어주신. 바로 이 블로그에도 예전에 올린적이 있는 폴 제이콥스와의 기념촬영 되겠다! 어찌보면 그 사진을 찍기 위해서 태평양을 건너간 것 아닌가. 본사에 도착한 일행은 각 조별로 리허설을 하고, 그리고 기대하고 걱정했던 실전에 돌입했다. 뭐, 자세한 내용까지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예정된 시간을 넘겨서까지 우리와 함께했고 이후에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흔치 않은 기회의 기념비 적인 일이었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다는 자극도 물론 -ㅅ -;

 큰 부담을 덜어낸 일행은 저녁을 먹기 위해 모두 중국 음식점으로 (낮에도 중국풍이었는데;) 향해서 푸짐한 코스요리로 배를 불릴 수 있었고, 저녁에는 호텔로 돌아와 마음 껏 맥주를 마시는 시간을 늦게까지 가질 수 있었다. (혹은 양주도) 이때 일행이 마신 맥주의 양은 정말 상상초월. 비록 병맥주를 정말 정말 좋아하는 나지만, 앞으로 살면서 이 때 사람들이랑 어울려 마신 쿠어스 맥주의 맛보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맛볼 수 있을까 없을까 하는 것은 지금에 와서 돌이켜봐도 의문이다. 하지만, 비록 맛 볼 수 없다고 해도 그 때 그 시간에 그보다 더 즐거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과거에 대한 아쉬움이란 내 마음 속에서 찾아볼 수 가 없는 것이다.

 이제 퀄컴 본사와 함께하는 일정은 모두 끝났다. 앞으로는 정말 관광을 목적으로 한 일정만이 남아있는 것이고 모두들 호텔에서 밤을 즐기면서 그렇게 진정한 즐거움을 토해내었다. 즐거움 뿐 아니라 다른 것을 토한 사람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5]편에 계속

볼레로와 아침식사

저는 아침 자명종 소리로 라벨의 ‘볼레로’를 들어요. 흔히 휴대폰 벨소리, 자명종 소리 같은 것들은 정각에 맞춰 온 에너지를 다해 나를 현실로 잡아 당기는데 반해서 ‘볼레로’는 시작은 부드럽게 연주되는 잠에 빠져 있을 때의 숨소리 같다가도 마지막에 가서는 심장을 쿵쾅거리게 해서 도저히 잠에 빠져 있을 수 없게 하거든요. 왠지 건강에도 이렇게 일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마치 수영전의 준비운동처럼 말이죠. 하하하. 제가 가지고 있는 음반은 카라얀이 베를린 필과 연주한 1978년의 녹음이죠. 표지에 나와있는 카라얀의 헤어스타일은 아주 모던하고 멋지답니다.

아무튼 이렇게 부드러운 시작과 함께 잠에서 깨서 저는 화장실로 향합니다. 감미로운 몇 번의 프레이즈의 반복 동안에는 양치질을 하고, 약간 고조된 분위기 속에서 머리를 감고, 방으로 돌아와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을 때면 어느덧 오케스트라는 그 정점을 향해서 맹렬하게 달려나가죠. 그리고 최후의 폭발이 있을 즈음에는 저는 식탁에 앉아서 간단하게 차려진 식사를 먹을 준비가 다 되어있지요. 다행스럽게도 다음 트랙이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인 관계로 저는 프랑스 귀족의 식사처럼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항상 맞추어져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런 아침을 맞이한지 3년 째이지만 조금도 이 패턴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입고 갈 옷을 고르기 위해서 망설이다가 ‘목신의 오후에 전주곡’이 나올 때까지 옷장 앞에서 머무른 적이 없었고, 이를 오래 닦거나 해서 쿵쾅거리는 팀파니 소리를 욕실에서 들어 본적도 없지요. 마치 엄격한 ‘볼레로’의 반복되는 리듬에 맞추어 저의 이 아침의 18분 동안의 시간이 흘러가는 것 같아요. 음악이 계속되면 시간도 흐르고, 음악이 멈추면 시간도 멈추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순간만큼은 내가 나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말이죠. 나의 삶을 외부적 요인에 의해 지배 당하는 것 처럼 느꼈습니다. 단순히 습관화된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빈틈 없는 행동 모습이거든요. 이렇게 나선형으로 곡을 작곡한 라벨인 것인지, 18분의 플레이시간을 가지도록 지휘한 카라얀인 것인지, 아니면 다음 트랙으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선택한 EMI의 음반 기획자의 책임인 것인지.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생각합니다. “그런 모든 것들은 결국 네가 선택한 것 아니야?” 하면서 말이죠. 네, 맞습니다. 조금 시간을 들여 살짝 높은 곳으로 올라가 생각해보면 저 자신의 문제지요. 아마 CDP가 고장 나거나 하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모든 것은 나 자신으로 귀납되는구나!” 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저는 고작해야 잠에서 일어나 17분 간의 시간에 대해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지만, 인생 전체를 이런 의문으로 포장하고 살고 있는 사람도 많이 본답니다. 자신의 인생을 항상 다른 사람의 행동의 결과인 양 생각하는 사람들 이지요. 그리고 그들에게는 고장 낼 CDP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