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도 기승전결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는 필수적으로 어떤 접촉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문자나 전화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던가,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방문한다거나, 식사나 차를 같이 한다던가, 노골적인 이름의 Membership Training을 떠난다던가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아마 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또 효과적인 방법 하나가 술자리를 같이 하는 것인 듯 하다. 역시나 취기가 올라오면 평소에는 하지 못할 말을 해버리는 대담성도 발휘할 수 있고, 적절한 스킨쉽(?)도 동반할 수 있고 말이다. 물론 너무 많이 마셔서 기억이 사라져버린다거나 상대방에게 나쁜 기억만을 남겨주는 부작용을 제외한다면.

 매번 습관처럼 술을 마시고 인사불성이 되어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순서와 원칙을 가지고 술을 마시는 편인데, 그 덕분인지 술 때문에 곤란한 처지가 된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물론 작정하고 많이 마시려고 만났던 모임이나, 혹은 불가항력으로 누군가에 의해서 많이 마시게 되거나 하는 일은 제외한다면 말이다. 사실, 내가 작정하고 많이 마시려고 친구를 불러내도 결국 나는 멀쩡한데 친구가 인사불성이 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하다. 각설하고, 몇 가지 내가 술을 마셔야 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들을 소개해본다.

 일단, 아주 다수의 사람들과 술을 마시는 것은 친구를 만드는 데는 별로 효과적이지 않은 것 같다. 술을 마실 때야 떠들 석한 분위기와 사람들 때문에 굉장히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고 그래서 더 행복하고 기분 좋게 술을 마실 수 있지만, 뭐 결론적으로 딱히 남는 것은 없다. 흔히 접하게 되는 개강총회나, 동창회나, MT등의 대규모 술판(?)에서는 일단 이리 저리 튀는 화제 때문에 한 사람에 대해서 깊은 대화를 하기 힘이 들고, 또 술을 마시는 속도도 내 스스로 컨트롤 하기 힘들다. 따라서 나는 이런 술자리는 방어적인 자세로 흐름에 따라가면서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과 술을 마실 때 또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는 절대 술자리를 키워서 구성하지 않는다. 소위 이 술자리를 구성하는 단계를 ‘기’라고 칭한다. 내 스스로 주최자가 되는 경우에는 많아야 4명, 주로 2~3명 정도만 모여서 단촐 하게 이야기를 하기를 즐기는데, 이 경우 주로 만나는 목적이 있게 마련이다. 누가 인생의 쓴맛을 봤다던가, 축하해야 할 일이 있다던가 하는 소위 안주거리 화제를 들고 만나고, 이럴 때는 그 주제에 관해서 2시간이고 3시간이고 이야기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깊게까지 들을 수 있어서 좋다. 매일 수박 겉만 핥고 있어서 무엇을 할 건가. 쪼개서 안을 먹는 데 의미가 있는 거지. 물론 대규모의 술자리가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일단 인간관계의 시작은 이렇게 하되 그 중에서 소위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찾는 단계라는 것이다.

 또한 이야기를 꺼낼 때, 나와 상대방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자 한다. 사실 이 부분이 잘 안 되는 경향이 있긴 한데, 만나서 TV 드라마/영화이야기 혹은 최근의 경험 이야기는 발단으로 삼고 여기서부터 개인적인 이야기로 점차 깊게 들어가도록 유도가 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무리 오래, 소주를 박스로 쌓아놓고 마신다 하더라도, 매일매일 하는 이야기가 연예인 이야기, 드라마 이야기 뿐이라면 정말 의미 없음이다. 이런 용도로 신변잡기 대화로 쓸 수 있는 편리한 게 있지 않은가? 왜 네이트온/MSN이라고. “무슨 일이든 그 자리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술자리에서의 최선은 마음을 깊숙이 열고 하는 이야기이지, 얄팍한 감상은 아닌 것 같다. 차를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와 술을 마시면서 하는 이야기가 다른 것은 이런 연유다. 아무튼 이런 Human-oriented 된 방식의 접근 방법이 ‘승’이 되겠다.

다음으로는 적절한 분위기 전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전’이 되겠다. 아주 친한 친구들 사이에 만날 때는 이 단계가 무시되기도 하는데, 어느 정도는 상대방과 나를 파악하고 서로를 조율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일단 처음의 술자리에서 상대가 불편해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따라서 2차, 3차를 구성하거나 분위기 전환시키는 것이다. 말없이 많이 마셔주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오늘은 잔뜩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혹은 이 집의 어디가 마음에 안 드는 것인지, 술안주가 맛이 없다던 지, 혹은 돈이 없어서 저렴한 술집으로 옮기고 싶어 하는 건지 등등. 간단히 술만 먹는 술자리라도 신경 써야 할 것이 꽤나 있음은 내가 정신을 차려야 되는 이유 중에 하나다.

 잘못된 방법으로, 상대가 불편해 하는 것을 눈치 못 차린 상태로 끼리끼리 즐기는 상태가 된다거나 하면 그 상대와는 다음에 만날 기회를 잡는 것이 꽤나 어렵게 되는 것은 아마 경험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다. 말 그대로 눈치가 보이거나/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그러한 기억, 인간 관계의 기억은 특별히? 오래간다.

 마지막으로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오는 길이나, 혹은 집에 들어와서도 꼭 상대방에게 문자나, 혹은 전화로 오늘의 간략한 감상을 말해주는 센스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술을 같이 마셨으니 상대방의 안전한 귀가까지는 확인하는 것이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고, 또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를 접어야 하는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다음 만날 약속을 쉽게 또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말이다. 물론 뒤집어서 나의 안전한 귀가를 다른 이에게 확인시켜주는 목적도 있을 수 있겠다. 나름대로 이것을 술자리의 ‘결’이라고 칭한다.

 술은 혼자 마시려고 생겨난 것은 아닐 것이고, 또 술을 혼자서 마시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술을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평소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한꺼풀 벗겨낸 후에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또 그 즐거움을 알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배려나 조정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생각한 원칙을 지키면서 마시는 자세를 가다듬어가는 과정에 있는 나인 것이다.

성공을 위해 놓치고 있는 몇 가지

 포스팅 제목이야, 유행하는 자기계발 서적들 처럼 붙여보았지만, 사실 다른 포스팅들 처럼 개인의 생각-혹은 공상-일 뿐이다. 생각의 출발은 얼마전 모영어회화 광고에서 본 “연봉의 35%는 영어회화 능력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문구.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알게 모르게,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이 흐름에 휩쓸려서 영어 공부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흔히 광풍이라고 표현하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모든 사람들이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다들 영어 공부를 위한 서적 몇가지 쯤은 구입해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로 모든 사람이 노력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앞에서 들었던 영어 능력도 중요하고, 또한 소위 학벌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또 인맥, 외모등등.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것들이라고는 홈쇼핑 채널을 보고 있을때 나오는 말처럼 따분해서 좀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모든 사람이 놓치고 있는 작은, 하지만 중요할지도 모르는 것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는 카메라를 잘 받는 기술을 익히는 것. 몇 년전부터 디지털 카메라가 유행처럼 보급되고, 최근에 와서는 모든이의 핸드폰에 카메라가 내장되어있는 현실. 따라서 예전보다 카메라에 노출되는 횟수가 훨씬 더 많아졌다. 따라서 당신이 어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반쯤 취한상태로  얼빵하게 웃으면서 “치즈”를 해주었던 사진이 싸이월드 어딘가에 올라올지도 모르는 일이고 말이다. 게다가 스크랩수가 높다면 더 좌절. 또 이런 비공식적인 것 뿐 아니라 입사 지원서나 주민등록증에 사용되는 사진 하나하나가 당신의 이미지를 대표한다고 생각하면 이는 결코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많은 노련한, 소위 사진빨 받는 다는 사람들의 사진을 잘 살펴보면, 연예인급으로 찍는 사진마다 화보가 되는 축복받은 외모를 지닌 사람을 제외하고는 어딘가 선호하는 포즈와 표정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적이 있지 않았는가? 그렇다. 그런 사람들은 수없이 사진을 찍어보고 자신의 결점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최대한 단점은 감추고 장점을 살리는 사진 찍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맛집을 많이 알아놓는 것. 접대 문화나, 혹은 친구들과의 술자리, 아니면 더욱 중요할 수 있는 소개팅까지 흔히들 사람을 만날 때는 식사는 빼놓을 수 없다. 당신이 일류 요리사라서 직접 요리를 해서 대접할 것이 아니라면, 그 중 대부분은 어딘가의 식당에서 그 식당의 요리사가 만드는 요리를 먹게되기 마련. 이때 먹는 음식의 이미지가 당신의 이미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분위기에 맞는 식당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2-3개 정도씩은 준비해두어야 별 문제없는 식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주가는 혼자 혹은 친한 친구와 식사를 같이 할 경우가 있다면 매일 같은 곳에 가서 똑같은 메뉴를 시키는 것 보다는 새로운 곳에 도전하고 나름대로의 미식가가 되어서 평가를 해보자. 그리고 정말 좋은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상대가 나타난다면 그 취향에 따라서 기억속의 맛을 찾아 대접해보는 것이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날씨를 잘 파악하고 있을 것. 당신이 NASA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든, 집 앞에서 피자를 굽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을 무엇일까? 물론 답은 “내일 날씨”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가? 당신의 전문 분야도, 직장과 관련된 질문도 아닌, 내일 날씨라니. 반면에 이는 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아침에 3분정도 시간을 내서 인터넷을 확인해 보는 것 뿐으로 자세한 일기예보를 파악할 수 있고, 그렇다면 어디서든 당신에게 일기예보를 물어볼 사람이 많을 것이다.

 흔히들 관심을 가지는 것은 내일 날씨 정도에 국한되지만, 이를 확장시켜서 주간 날씨까지 파악해두고 외부 활동을 해야 할 날은 맑은 날로 정하고, 또 실내 활동을 해야 할 날은 비오는 날도 상관없어. 라는 식으로 일정을 잡다보면 결과적으로 일정이 변경되는 일도 없고, 꽤나 센스있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요즘 워낙 적중률 낮은 일기예보 덕에 조금 힘드려나.. 아예 기상예보관의 발표보다는 위성 사진을 직접보고 판단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아서 그리하고 있는 요즘이다.

 사실 적다보니 내가 평소에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래봤으면 좋겠다.” 싶은 것들만 3가지 선정. – ㅅ- 마치 나한테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사소해보이지만, 이 정도까지 신경써서 산다고 하면 정말로 빈틈없는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기에 딱 좋겠다. 물론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이중 몇가지는 정말 신경써서 챙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들이 이런 면까지 신경써보는 건 어때?” 하고 조언해주는 것도 아니기에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 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