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5]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1]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2]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3]

퀄컴|Qualcomm IT TOUR 2006 참가기 [4]


4편에서 그렇게 투어의 가장 중요한 일정을 넘겼다. 앞으로 남은 일이라고는 정말 관광객이 되어서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돌아보고 귀국하는 것 뿐. 끝났다는 해방감에 정말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놀 수 있었지만, 남은 일정이 2일 밖에 없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시리즈 포스팅도 더 이상 도움이 될 정보를 담는 것 보다는 어떤 일정을 돌아봤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마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실, 더 이상 쓸 내용이 없기도 하다;) 

 전날 맥주와 양주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 일행은 다음날 아침 예정된 시각 9시에 호텔을 출발했다. San Diego를 떠나기에 앞서서 근처의 전망 좋은 곳 등을 둘러본 후 LA로 이동할 계획이다. 미국의 탁 트인 스케일 이란 감탄이 나온다. 최근에 스쿠터를 장만한 이후에 우리나라에서도 야경이 아름다운 높은 곳을 찾고 있는데, 이런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서울에 있을까? 이곳도 무언가 이름이 있었는데, 일년 가까이 지난 지금와서 생각해보려니 기억이 가물;

밤에 둘러보고 싶다

 이 전망 좋은 곳에서 아침을 즐긴 후 LA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중간에 Irvine에 위치한 첼시 아웃렛에서 쇼핑. 각종 패션 상품들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GAP 정도의 브랜드는 2만원 안쪽으로, POLOTommy hilfiger도 3~4만원. CK도 5만원을 살짝 더 주면 셔츠정도는 모두 구입이 가능했다. 특별히 할인 하는 것들은 더 쌌다. 6불정도 하는 타미 힐피거 반팔 티셔츠를 명동 매장에서 10만원 가까이 받던데, 디자인은 같고 색만 달랐다. 확실히 다른 것은 잘 모르겠지만, 기름 값과 옷값은 일본,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월등히 비싸다. 큰 돈을 가져가지 않아서 15만원어치 정도의 물건만을 구입했지만, 50만원정도 가져가서 사이즈 보지 않고 사온 다음 우리나라에서 되팔아도 꽤나 남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귀찮음이 문제겠지만.    

 LA에 도착한 이후 근처의 한인 식당에서 오랜만의 한국요리를 맛 본 후 호텔에 체크인. San Diego에서 숙박했던 곳 보다는 살짝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 호텔이었다. 침대도 더 크고 말이다. LA까지의 이동시간과 식사, 그리고 체크인을 대규모의 인원이 움직이다 보니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말았다. 디즈니 랜드를 충분히 즐기려면 서둘러야 한다. 모두들 방에 짐을 풀고는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다시 로비로 집합. 디즈니 랜드로 출발했다. 무려 컴팩트 카메라임에로 불구하고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 삼각대를 준비해 왔는데, 정작 이 때 방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좋은 야경을 하나도 못찍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다. ㅠ _ ㅠ

깨끗하게 장식된 로비

 비록 서둘렀지만, 디즈니랜드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오후 늦은 시간이었고 주어진 자유시간은 4시간 남짓할 뿐이었다. 결국 많은 것을 보는 것은 포기하고 유명한 것만 골라서 구경하기로 했는데, 그마저도 이런저런 사정들로 인해 여의치 않아서 결국 딱 2개의 놀이기구만을 탓을 뿐이었다. 순환 열차까지 포함하면 3개. 물론 놀이기구등을 타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디즈니 랜드에서 논다는데 의미가 있는게 아닐까. 일본에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하던 동료분이 “일본 디즈니 랜드나, 오사카에 갈꺼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보지 그래요? 한국에는 있나요?” 라고 물어보시길래, “한달 뒤에 미국으로 진짜를 보러갑니다.” 라고 왠지 뿌듯하게 말해준적이 있었다.

웰컴 투 디즈니랜드

 처음에 각각 흩어져서 우리 일행히 보러 간 것은 새롭게 만들어졌다는 캐리비안의 해적! 영화를 정말 정말 재미있게 본 나는 기대를 하고 입장했으나, 솔직히 말하면 롯데월드의 신밧드의 모험과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영화에서 익숙한 처음에 조니뎁이 감옥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라던지 칼싸움하는 장면등이 묘사가 되어있어, 영화를 연상하면서 보면 스토리가 다시 한번 리와인드 된다는 것 정도.

 결정적으로 캐리비안의 바다를 누비는 일행이 탄 배가 고장이 나서 조니뎁이 이상한 알수 없는 해적 노래를 부르는 곳 앞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덕분에 무려 30분이나 그 곳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감금 되어있어야 했는데, 계속 무한 반복되는 그 해적노래에 나중에는 머리가 아파올 지경이었다. 안내방송으로는 안전상의 이유로 움직이지 말고 앉아만 있으라고 하고. 씨월드에서도 타고 싶었던 놀이기구를 고장 때문에 못탓는데, 미국 사람들이 만들어서 자동차 처럼 잔고장이 많은건가.

짝퉁 조니뎁이 돌아다님 하지만 고퀄리티

  캐리비안에서 구조된 후 지체된 시간을 따라잡기 위해 서둘렀다. 나름 디즈니 랜드 순환 열차도 의미 있을 것 같아서 열차를 기다려서 타고는 재미있다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 롯데월드의 혹성특급인지 뭔지 비슷한 것을 타러 가기로 했다. 사실, 정말 성인들이 즐기기 좋은 놀이 기구는 디즈니 랜드가 아닌 옆에 붙어있는 캘리포니안 어드벤쳐(?)가 더 재미있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 하지만 불꽃놀이 때문에 디즈니 랜드를 선택.

왠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생각난다

 실내에서 타는 의자가 씽씽 돌아가는 열차를 오랜 기다림 끝에 탑승한 후에 일행이 모이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다. 아직, 불꽃 놀이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근처의 피자를 파는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하고 두리번 거리자니, 서버로 일하고 있는 아가씨가 우연히 한국분 인 것이다. 대학생인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시다나, 반가워하면서 특별히 친절하게 이용법을 가르쳐 주셨다. Thank you~

 저녁을 먹고 불꽃놀이를 기다리는 혼잡한 곳

 저녁식사 후에는 혼잡한 거리에 앉아 불꽃놀이 시작시간을 기다렸다. 왠지 부슬부슬한 비에 불길했는데, 어김없이 불꽃놀이 시간이 되니 “오늘 불꽃놀이는 비로 인한 위험으로 취소한다”는 방송이 영어와 멕시코(?)어로 나왔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허탈함에 “우리는 불꽃놀이를 보고 싶다”고 다같이 소리높여서 외쳐봤지만, 반응은 없고, 디즈니 성 위에서 미키와 미니가 나와서 죄송하다는 인사만 할 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꿈과 희망의 디즈니 랜드 

 그렇게 일행의 짧은 디즈니 랜드 체험은 끝이 났다. 삼각대가 없어서 야경도 제대로 못찍고, 놀이기구도 많이 못타고, 비록 남은 것이라고는 18불짜리 남은 달러를 모두 털어서 구입한 구피 인형이 전부였지만, 며칠에 걸친 긴장속의 여행이 끝나고 놀이를 위한 여행이었기 때문에 달라진 기분을 느끼고 마음껏 놀 수 있는 것이 즐거웠다.

 또! 이 날은 호텔로 돌아와서 무제한 제공되는 맥주로 밤이 새도록 일행들과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되어서 1학년 MT 때나 맛볼 수 있는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는 밤이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딱딱한 민박 바닥과 소주가 아닌 호텔 침대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말이다. 모두들 내일이면 귀국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밤의 끝을 잡고 있는 것이다.

 푹신한 침대에 누워서 아침을 맞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내일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관광 뿐이다. 그 후로는 밤에는 귀국하는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잠에 빠진 사이 태평양을 건너 인천엔 도착하는 것 뿐.

[6]편에 계속

Deserved : ~받을 만 하다

 TOFEL 공부를 위해 야심차게 구입했던, Reading, Writing, Listening, Speaking. 각각 4가지의 교재 중, 가장 먼저 마지막 페이지까지 모두 끝내고 성취감이 들었던 것이 바로 Reading Section의 책이었다. Writing은 교재 이외의 무엇인가 쓸 것이 필요하고 (컴퓨터 혹은 펜과 종이) Listening은 물론 MP3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Speaking은 조용한 환경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냥 교재 하나와 사전 한권만 있으면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Reading 교재를 손 때 묻도록 꺼내들었고 덕분에 가장 먼저 마지막 장을 넘길 수 있었다. 물론 가장 많은 시간을 쏟아서 공부를 했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 시험에서도 점수가 가장 좋게 나왔다)

 이렇게 많은 시간 동안 지문 독해와 씨름해왔지만, 역시 익숙해지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영어가 익숙해진다는 것은 내가 한글로 생각하고 있는 어떤 ‘개념’와 영어로 생각하고 있는 어떤 ‘Concept’가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고 머리 속에서 그 둘을 단단히 묶어서 하나가 떠오르면 다른 하나도 떠오르도록 이어 놓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한국인인 우리야 “사과”하면 녹색 혹은 빨간색의 동그랗고 특유의 향과 맛이 나는 나무에서 따는 작고 가벼운 먹을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경험적으로 배워서 알고 있다. 우리가 “Apple”이라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하는 일은 이 “사과”“Apple”이 완전히 동일한 것이고 다른 나라의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동일한 대상을 다르게 부르는 것이라고 납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배우고 나면 이 “사과”“Apple”을 머리 속에서 가능 하면 가까운 위치에, 동일한 것으로 사고 하도록 꽁꽁 묶어 놓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익숙해진다.”라고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공부하다 보니 단순히 이 과정으로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단어들을 몇개 발견할 수 있었고,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바로 Deserve라는 단어이다. 아마, 고등학교 수준 단어이고 요즘은 똑똑한 중학생들이 많아서 대부분 이 단어를 알고 있을 것 같은데, 방금 사전을 찾아보니 <보수·도움·벌 등을> 받을 만하다; [Ⅲdoing / to do] <…할 만한> 가치가 있다. – 금성출판사 라고 나와있다. 즉, 기본적인 뜻 중에 하나는 “어떤 사람이 받은 결과가 과거의 그 사람의 행동에 비추어 봤을 때 타당하다.”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영어로는 한 단어지만, 한글로 번역하기는 까다로운 문장으로 풀어 써야하는 단어이다.

 나는 내가 이 단어에 익숙해지지 못하는 이유가 처음에는 이 단어의 개념을 묶어 놓을 한글로 된 축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개념은 한글 한 단어로 쉽게 번역되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Deserve를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로 받아들이기에는 모국어를 한국어로 하고 있는 나에게는 역시나 꽤나 시간이 걸리는 일이니까.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이 단어를 영어 독해 지문에서 수없이 많이 보고, 뜻을 외우고, 문장의 유형에 익숙해지만, 자연스럽게 이 단어도 막힘이 없이 술술 풀려나가리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내 주위의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문제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한명은 “선하게 살기 때문에 행복해질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또 한명은 “순수한 노력으로 인한 결과를 받을 만 한 사람”이었다. 문득 이 두 명에 대해서 위의 생각을 했을 때 나는 이러한 생각들을 이전의 다른 대상에 대해서 느껴본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여기서 첫번째 사람이 행복해 졌는지, 혹은 두번째 사람이 합당한 결과를 받았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Deserve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그들이 보여준 삶의 과정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을 자격이 충분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내가 Deserve라는 단어에 익숙해 지지 못했던 이유는 위에서 내가 착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다른 사람의 노력과 장점에 감동하고 결과를 같이 기뻐해줄 수 있는 자세가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풀숲에 사람들이 많이 다녀야 길이나고, 또 길이 생겨야 자주 다니듯이, 사람의 생각도 같은 방향으로 자꾸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나는 믿고 있다. 그 동안 나는 결과에 중심을 맞추는 생각에 너무 익숙해져 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Deserve라는 단어가 쉽게 와 닿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조금 부끄러웠다. 다른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이 이루어낸 성과나 현재의 위치 따위의 얼굴을 마주 대지 않고, 이력서로도 알 수 있는 단순한 소위 스펙이라는 것과는 다르게 그 사람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더 중심을 두고 살펴본다면 Deserve라는 단어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이 이룬 성과에 감탄하지 말고, 그 노력과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마인드에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으면 결국 보이는 것은 단순한 그 사람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이고, 또 그랬을 때 진심으로 서로 격려하고 자극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럴때야 비로소 상대에게 자신있게 “너는 그럴 자격이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Deserve의 뜻으로 말이다. 

 앞으로의 인생에도 그렇게 말해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많아지기를. 이 블로그에 오는 모든이, 또 나에게 이러한 경험을 하게 한 특별한 두명에게도 You deserve to have it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