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체류기 – 에노시마 & 가마쿠라 편 [2]

  꽤나 힘겨울 수 있는 계단을 다 올라가면 정상에는 섬을 멀리서 봐도 한가운데 우뚝 솟은 것이 보이는 전망대가 위치하고 있다. 올라가 보면 주위 풍경이 멀리까지 다 보인다고는 하나, 올라오면서 본 풍경도 나쁘지 않았고, 게다가 유료였기에 그냥 패스; 관광자의 입장에서는 높은 곳만 올라가면 다 돈을 내라는 상술이 아쉬울 수도 있다. 도쿄타워든, 롯뽄기 모리타워든, 요코하마 랜드마크타워든, 오사카성이든 죄다 돈을 내야했다. 오로지 도쿄도청사만이 무료. 실제로 내가 돈 내고 올라가본 곳은 모리타워, 오사카성. 모리타워는 학생 할인을 받아서 1000엔인데 그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고, 오사카성은 괜히 올라갔다는 생각이 들고 그랬다. 특히 여성 분들에게는 도쿄도청사가 아닌 모리타워에서의 야경을 꼭 관람하기를 권하는데, 이유는 단순히 반짝이는 것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와 조명, 그리고 창밖의 불빛은 전망대 전체를 최고의 데이트 코스로 만들어 준다. 커플들 우글우글;

별로 들어가는 사람도 없었다

  이제 가파른 계단은 나타나지 않고 평만한 길의 오르내림이 반복될 뿐이다. 시간이 없다면 여기에서 더 내려가지 않고 주위의 신사들 만을 돌다가 다른 길로 해서 내려가는 쪽을 선택해도 될 것이고 이왕 온 김에 더 보고 싶다면 계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보자. 사실 크게 볼 것은 없지만 해외여행에서의 잔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면 어짜피 무료로 개방되어있는 곳. 더 둘러봐도 될 것 같다. 바다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깊이 들어가봐야 한다. 군데군데 좋은 위치에 벤치들이 있으므로 도시락 싸와서 피크닉을 즐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말이다.

이제 부터는 자연만이 펼쳐진다

 

  자연을 사랑해서 한국에서도 이곳저곳 돌아다닌 사람에게는 별로 대단치는 않은 풍경이 펼쳐지지만, 한국과는 다른 깔끔하게 정리된 인공의 느낌과 자연 환경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 있다. 이러한 아기자기한 자연 말고 더 웅장한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하코네 쪽이 좋다는 말이 있더라. 비록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녀온 사람들이 꽤나 추천을 하고 있는 것을 보니 괜찮을 것 같다. 사실, 이 에노시마가마쿠라하코네 관광을 포기하고 온 곳이다. 만약 하코네를 갔다면 이곳은 오지 않았을 것이고, 이곳을 왔으니 하코네는 보지 못한 것이다.

  하코네 관광에는 하코네 프리패스라고 해서 신쥬쿠에서 출발하는 열차 비용까지 커버하는 5000엔? 가량의 티켓을 판매하는데 이 티켓으로 하코네 내부의 케이블카며 유람선이며 탑승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게 사용기간이 2~3일이라서 한사람이 다녀오는데 쓰고 다음날 다른 사람이 다녀오는데 사용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사실. 물론 신쥬쿠에 돌아오는 열차에서 이 티켓을 사용하면 안된단다. 신쥬쿠에서 내릴때 개찰하는 순간 티켓을 먹어버린다나. 암튼 원래는 한장을 구입해서 이 전날 내가 쓰고 이날 식객이 다녀오는 것으로 절약해서 관광을 할 예정이었으나.. 뭐, 일본에 온지 하루밖에 안되는 식객이 혼자 하코네까지 다녀오는게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모처럼이니 같이 다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바로 이 곳으로 목적지를 급히 변경한 사연이 있는 것이다. 덕분에 돈은 많이 절약했지만, 하코네의 검은 달걀을 먹어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 것이다.

연인들을 위한?

  시간이 남는 관계로 이곳 저곳을 둘러보았는데, 흥미로운 것을 발견. 저 잔뜩 걸린 자물쇠와 종은 무엇이냐 하면, 연인들이 서로의 이름을 쓴 자물쇠를 걸고 종을 치면서 커플이 영원히 계속되기를 맹세한다고 한다. 용연의 종이라나. 주위가 온통 자물쇠로 빼곡했는데, 수십년은 되어보이는 녹이슬어 툭 치면 으스러질 것 같은 자물쇠도 다수 발견. 과연, 이곳에서 영원을 맹세한 커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본 젊은이들의 연애관에 비추어보면 대다수는 이미 깨진 커플들의 잊혀지지 않은 잔재 같아 보이기는 하는데 말이다. 설마, 결별과 동시에 이 곳을 찾아 자물쇠를 풀면서 액떔했다 말하는 사람도 있을라나 -ㅅ-; 자물쇠를 채우고 열쇠는 대부분 바다에 던져버릴 것 같은데 말이다. 적어도 그 순간 만큼은 영원함을 믿을 것 이니까.

  한달동안 주말마다 여행지를 골라서 아침부터 출발해서 뚜벅이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정말 체력 관리를 해야겠구나..; 오후 4시 이상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다리도 아프고, 날도 덥고, 끈적대는 온 몸 때문에. 따라서 항상 여행에 여유는 있었다. 어짜피 체력의 한계가 시간의 한계보다 먼저 올 것을 아니까, 서두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을 일찍 알아차렸기 때문에 이날도 마찬가지로 느긋하게 둘러보고 있는 것이다.

섬을 횡단하면 한가로운 바닷가에 도달한다

 

  자물쇠 천국이나 썡뚱맞은 절, 동굴안에 있는 신사등을 구경하고, 또한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면서 늘어져있는 돼지 고양이들을 따라서 길을 계속 걸어가면 쭉 이어지는 내려가는 계단이 나온다. 꽤나 많이 내려가는 계단인데, 문제는 이 계단을 섬에서 나오려면 도로 올라와야 한다는 점. 다리가 벌써 자기 멋대로 놀기 시작했다면 그냥 오던길을 천천히 내려가 섬을 나가는게 좋을 것이고 아직 여유있다면, 계단을 내려와서 위 사진처럼 펼쳐지는 태평양을 감상해보자. 섬의 구석이라고 소홀한게 아니라 꽤나 멋진 길을 만들어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게 해놨다. 뭐 나중에 가면 길 끝에 유료관람 동굴이 있어서 왜 이러게 길을 잘 만들어 놨는지에 대한 설명이 되지만, 여기까지는 무료니까 한가롭게 걸어도 될 것이다. 참고로 동굴은 정~말 볼 것이 없다고 한다.

  동굴까지 도달해서 입장료에 쓴웃음을 짓는 순간이 오면 당신은 에노시마를 모두 불러봤다고 할 수 있겠다. 온 길을 고대로 돌아서 섬을 나오면 되겠다. 나는 더 가는 길이 없을까? 해서 바다로 내려가서 바닷가 절벽을 오르내리는 다이나믹 스포츠를 즐겼지만, 길이 없더라; 아무튼 글의 시점도 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 나와 우리가 도착했던 역 옆의 에노시마 역까지 철수해보자.

에노덴의 종점, 에노시마 역이다

  에노덴에노시마덴샤의 약자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이름은 중요한게 아니고 꽤나 유명한 관광자원이라는 점은 알아둬야겠다. 고작해야 몇량 되지도 않는 전차에 기찻길도 복선화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간혹 기다리고, 주택가나 도로위에 나있는 선로를 아슬아슬 다니며, 한쪽으로 바다를 끼고 달린다. 초고속의 흔들림도 없는 신칸센이 일본의 세계적인 철도 기술로 유명하다면, 에노덴은 그 정 반대의 의미로 유명한 것이다. 마치 수십 년전의 열차를 타는 듯한 느낌이랄까. 소박한 의미에서의 기쁨을 준다. 하나 더 있다면, 만화책 슬램덩크에서 에노덴을 탄 주인공의 모습이 묘사되고 있기도 해서 더 유명한 것이다.

  삐걱삐걱 에노덴을 타고 바다라도 구경하면서 가마쿠라역으로 향했다. 가마쿠라의 유명한 대불을 보려면 가마쿠라역이 아니라 그 전역에서 하차에서 봐야한다지만, 대불이야 뭐 볼꺼 있겠어? 하고 바로 무시하면서 가마쿠라까지 달렸다. 가마쿠라는 워낙 유적도 많고 걸어다니면서 보는 것도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렌탈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도 꼴사납고 해서, 가이드에서 정말 유명한 것 몇개만 꼽아서 보기로 했다. 사실 불친절한 가이드책 때문에 그나마 어느게 유명한지 모르고 감으로 찍었달까. 사실 그 마저도 돌아다니는 도중에 힘들어 ㅠ _ ㅠ 하면서 포기했지만 말이다.

이 도리이를 찾자

 

    가마쿠라 역에서 내려 당황스럽게도 그 복잡함에 놀라 이리저리 해매다가, 문득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쪽으로 따라가면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쫓아가기 시작. 끼니도 거르고 다니는 여행인지라, 가방에서 꺼내먹은 야마자키 빵으로 허기를 달래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에노시마에서 걸었던 것 만큼, 아니 그 이상을 걸어야 하므로 단단히 준비하자 -ㅅ- 이때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라 내가 돌아본 유적지가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중요하게 봐야하는지 따위는 잊어버린 채 의무감에 돌아다닌 것 같다. 따라서 여행기에도 무슨 고유명사라던가 그런 것을 쓸수는 없고 단지, 사진과 느낌만을 적는 무성의한 여행기가 될 수 밖에 없게 되겠다. 바로 이날의 태양과 이날의 더위 때문에.

[3]편에 계속

생산적이고 능동적인 인터넷 문화

  고속 인터넷 망인 ADSL 설계는 업로드 대역폭보다 다운로드 대역폭이 훨씬 크게 잡혀있습니다. 그 말은 인터넷 망을 설계할때부터 사람들이 업로드보다는 다운로드 중심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말이고 인터넷의 역할도 정보 생산보다는 복제에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예측은 옳게 적중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업로드 양은 다운로드 양에 비하면 수분의 일, 수백분의 일도 되지 않습니다. 즉, 작은 양의 비율로 소수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생산해서 인터넷에 공유하고 그 공유된 정보는 그 값어치에 따라 수백개, 혹은 수천개,  최근의 인터넷의 발달로 수십만개로 복제되어서 전세계로 퍼져나갑니다. (복제라는 말이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라도 인터넷 뉴스를 보거나 게시판의 글을 읽을 경우에도 열람의 수준이 아니라 실제 클라이언트의 메모리로 물리적으로도 복제됩니다. 단지, 지속성을 가지게 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겠지요)

  인터넷이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더욱이 고속화된 인터넷으로 더욱 더 대량의 정보가 개인에게 전달 될 수 있습니다. 그 대역폭은 최근에는 한 사람이 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정보의 량을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기술적으로 발달했다고 할 수 있지요. 오늘 아침에 봤던 신문, 저녁에 가족들과 봤던 TV 등 모든 기존의 전통적인 매체를 인터넷으로 다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TV 홈쇼핑 가격이 직장 건너편의 하이마트 가격보다 30% 이상 비싼지 같은 추가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지요. 또한 고속화되고 즉각적인 네트워크가 구성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서 정보가 사람 사이에서 엄청나게 빠르게 퍼져 나갑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어제 봤던 인터넷에서의 배꼽 빠지는 유머를 선보이면서 유머감각을 뽐내려고 옆자리의 누구에게 운을 띄웠더니 이미 6개월 전에 돌던 유머라고 촌스럽다고 무시되었던 경험이 흔합니다. 또한 다수에 의한 집중 현상도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모든 사람들의 인터넷 활동을 집중 시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검색 엔진에 검색어를 넣었더니 가장 상위에 랭크됩니다. 사람들은 집중되고, 사이트는 더 활성화되고 검색엔진은 이 사이트를 더욱 상위로 올립니다. 그 사이트의 정보는 더욱 더 다수의 사람들이 봅니다. 아침 6시 뉴스의 영향력이 클까요, 네이버의 최신 뉴스 목록의 영향력이 클까요? 이미 인터넷은 TV를 추월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미 이렇게 인터넷에 의해 대량 복제된 정보는 사람들 생활의 기저에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오프라인 생활이 더욱 더 매끄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초.초.고속 인터넷 망으로 잘 기름칠까지 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하나의 생산자와 다수의 소비자가 있는 구조는 정보의 복제라는 측면에서는 효율적일지 모르겠지만, 잘못 활용되면 문제점이 많습니다.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 수록 그 들의 삶에서 인터넷의 의존도는 올라가고 그들의 느끼는 인터넷에 대한 신뢰도는 점점 향상 됩니다. 이로 인해 무비판적인 정보의 수용이 가속화 됩니다. 조선일보 등의 언론매체는 철저한 검증 필터를 적용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즐겨찾기에 등록된 블로그의 타자에 대한 비난 글은 검증없이 사실인 양 받아들입니다. 소위 인터넷 “마녀사냥” 이 자주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행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으며, 최근의 된장녀 신드롬도 근원을 따지고 보면 이러한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의견으로 호불호나 판단의 기준이 갈릴 수 있는 정보 뿐이 아닙니다. 우리는 대부분 자신이 다른 사람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야가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본 일이 있으신가요? 저는 저의 전공인 컴퓨터 공학 관련된 내용으로 검색 해보았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의 내용 중 5중 2개는 거짓이고 나머지 3개중 1개는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애매한 정보였으며 5개중 2개 정도만이 정확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비율이 모든 학문 및 인터넷 상의 정보에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이제 정보를 많이 얻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 아니라 어느 정보가 정확한지 판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한 세상에 와 있습니다. (이는 오프라인 매체도 마찬가지 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또 순간적으로 생성되는 사람 사이의 네트워크는 어떨까요? 흔히 6단계정도만 거치면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아는 사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요즘은 메신져 사용자가 1000만이 넘는 시대이지요? 비슷하게 메신져에 등록된 사람도 몇 단계를 거치면 모든 사용자를 아우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메일, 메신져, 블로그, 싸이월드 등 개인과 개인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을 통한 정보의 회오리는 이미 이 촘촘하게 구성된 네트워크 망을 타고 몇번이나 우리를 거쳐 휘몰아칩니다. (중복, 뒷북이라는 말이 최근 괜히 친숙하다고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이런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정보를 보고 비슷한 것을 느끼고 또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모든 사람을 인터넷 상에서는 점점 개성이 없는 인격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학교에서 점심 먹을때 하는 친구들과의 이야기가 어제 인터넷으로 본 웃찾사 동영상 이야기거나, 박지성의 득점 장면에 국한되는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사이트가 거대한 힘을 얻게되는 광경을 생각 해보셨는지요. 저는 이런 추세라면 결국 또다른 TV가 인터넷에서 구현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들은 단지 조그만 공간을 그들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할당 받을 뿐이지요. TV 중계에서 문자를 보내면 화면 하단에 메시지를 자막으로 띄울 수 있는 서비스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 네이버 뉴스에서 댓글 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거대한 언론 권력이 인터넷에서 구현될 것이고 이는 사람들에게 예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자극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왜곡된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그만큼 왜곡된 언론이 보여주는 시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토픽에 대해서 2,3개 정도의 즐겨찾기 만을 해놓고 선호하는 글만 즐겨 볼때 결국 그것만이 진실이라는 착각을 인터넷 상에서도 하고 있지 않은지 두려워집니다.      

  소위 우리나라를 두고 인터넷 강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이라기 보다는 인터넷 ‘소비’의 강국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인터넷을 정보 획득의 수단으로 사용하며 그러한 행동 자체도 매우 수동화 되어있다고 느낍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사용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두가지 키워드는 생산능동입니다. 어찌보면 같은 의미로 볼수도 있지만 편의상 나누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웹 2.0이라는 말과 UCC라는 말이 (예전의 포스팅에서도 썼지만) 유행처럼 퍼졌습니다. 저는 원래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또 별로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인터넷 기업 버블 붕괴후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한 자구책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대충 제가 지금부터 말하려는 내용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가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잘못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생산하지 않아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적극적인 사용자라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토픽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에 개진함으로써 인터넷을 새우 토핑이 풍부한 영양가 만점의 피자로 잘 구워지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 달리는 악플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어 몇몇 뉴스 보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인터넷에서 사용자들이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배설 행위가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순기능으로 정화되지 못하고 오히려 다른 사용자들의 집단 심리 행동을 부추기면서 발생한 대표적인 인터넷의 악기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니다.  

 기업이 UCC에 관심을 돌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더 이상 다양하게 변화하는 사용자 욕구의 전체를 기업의 인력과 자본으로 만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온 항복 선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신지요?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미루어 곰곰히 생각해보면 기업의 주도하에 제작된 컨텐츠가 인터넷에서 소위 뜬 경우는 많지 않은 것도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 부터 컴퓨터 간의 네트워크가 생성되었던 시설부터 오가는 정보의 주체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것 그 자체였지 그 주도권을 기업이 뺏어온 것은 극히 후반의 일부분, 빠르게 발전하던 인터넷의 기술을 대중들이 따라잡지 못했던 바로 그 일부분 시간 상의 갭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잠시 본래 주인에게서 멀어져 있던 그 힘을 사용자가 다시 되찾아오려하고 있고, 그 주인공은 자그마한 노력을 더하는 여러분이 될 것입니다.

  능동이라는 키워드로는 어떻게 풀어 낼 수있을까요? 이 부분은 오류의 검증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으로 접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것 처럼, 인터넷 상을 떠돌아 다니는 수 많은 왜곡된 가짜 정보를 효율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은 역시 그 정보가 생성되었을 때 처럼 그 책임을 이용자들의 능동적인 오류 검증 작업으로 넘기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본 신문기사에서는 영국의 유명 백과사전 브리테니커의 정확도보다 오히려 사용자 참여로 만들어진 위키페디아 백과사전의 정확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 졌습니다. 이는 오히려 사용자 참여로 만들어진 백과사전이 오랜 역사와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백과사전보다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는 다소 놀라울 만할 결과 발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사용자 스스로의 능동성이 인터넷의 정보를 얼마만큼이나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요즘은 웹 2.0을 넘어 웹 3.0이라는 말까지 쏟아내는 언론들도 존재합니다. 늘 그렇지만 인터넷의 역기능과 순기능은 앞으로도 고루 공존할 것 입니다. 인터넷을 소위 배설에 대한 자유 공간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꽤나 많이 존재하고 그들의 이용 자체를 막을 수 없을 테니까요. 인터넷의 소위 기술적이나 사회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하지만, 꾸준히 순기능을 장려하고 탄력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하겠습니다. 역기능은 그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욕구만으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순기능은 사람들의 열정 없이는 존재하지 않을 것 입니다. 그 화두에는 역시 ‘생산’‘능동’이라는 두가지 키워드가 있을 것이며, 인터넷이 사용되고 급속도록 대중속으로 파고든지 20여년이 지나서 사람들이 ‘웹 2.0’이라는 곳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즉 “그 곳에 무언가 있다”라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