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다녀온지도 벌써 4달이라는 시간이 흘러 기억이 가물해졌을 무렵 문득 이 카테고리를 보고 더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더 상세히 써놓지 않으면 잃어버릴 추억들이 많은 것을 꺠달았다. 그 뿐 아니라, Windows live writer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도 써보고 싶어졌고, Tistory 쪽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를 이용 하면 고용량의 이미지도 걱정없이 업로드하고 링크 시킬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한번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시간 날때마다 조금씩 하려고 한다. 아무튼 시작.
요코하마는 도쿄의 남서쪽(?)에 있는 항구도시다. 시부야 역에서 미나토미라이선으로 약 30분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다가 이국적인 풍취가 많이 남아 있는 곳 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 기왕 도쿄에 왔으면 꼭 들러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짧은 여행이라면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 적어도 3박 4일 이상 도쿄에서 머무를 것이라면 반드시 찾아 가보기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도쿄보다 볼 거리가 더 많았던 것 같다.
시부야에서 미나토미라이선을 타려는 모습. 급행을 타야 빨리간다.. 당연하다
내가 출발한 날은 주말이기도 했지만, 요코하마에서 국제 불꽃놀이 축제가 열리는 날. 회사 사람들에게 불꽃놀이 구경을 간다고 말했더니 “가면 팽귄이 걷는 것처럼 걸어다닐껄 모두.” 라는 소리를 들어서 사람이 많을 것은 예상했지만, 정말 전철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일본에서 근교로 나가는 전철을 타보면 인상적인 것이 끝없이 펼쳐지는 나지막한 건물들의 바다이다. 북쪽으로 닛코. 서쪽으로 다치카와, 북동쪽으로 치바까지. 어느 쪽으로든 조금만 벗어나면 넓디넓은 주택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남서쪽 요코하마도 예외는 아니었다. 살인적인 땅값으로 도쿄 23구 안의 집값 부담이 큰 것인지, 철저하게 도심, 부도심과 거주지 간의 구분이 확실 한 것인지 조금 가까운 외곽의 풍경은 이러한 거주지로 모두 매꾸어져 있는 상태다. 반면 주말의 도심 오피스들의 밀집 지역은 유령도시만큼이나 한산해지는데, 역시 회사 분의 표현을 빌자면 “왕복 6차선 도로 한가운데서 낮잠을 자도 안전할 만큼” 이란다.
요코하마역에서 한정거장을 갈아탄 사쿠라기쵸 역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왠 경찰관들이 확성기에 대고 뭔가를 외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오늘 저녁 불꽃놀이 축제로 혼잡이 예상되니까 미리 돌아가는 기차표를 사놓으라는 것이었다. 아하~ 이 사람들 한두번 이런 축제를 관리해본 것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람들도 그에 호응해서 미리미리 매표기 앞에 줄을 서서 표를 구입해 놓는 센스. 나도 역시 동참. 미리 시부야까지의 표를 구입해 놓았다. 항구 도시 특유의 바람냄새를 맡으며 역 앞으로 나가니 탁 트인 광장. 뒤를 돌아 일단 역을 한 컷.
사쿠라기쵸역. 오늘 여행의 출발지. 밤에 돌아오는 길은 이 광장이 온통 사람으로 가득.
역을 나서면, 어디로 갈까 정하기 위해 고민하기 위해 망설일 필요가 별로 없는데, 왜냐하면 왼쪽으로 위치한 건물이 어마어마하게 거대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가 바로 이 곳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건물로 또 매우 빠른 시간안에 건축 되었다는데, 아주 단단해보이는 외관이 인상적이다. 마침 일본에 있을 떄 TV에서 이 건축물이 어떻게 건설 되었는 지에 대한 짧막한 소개 영상이 나온적이 있어서 외관은 익숙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실제로 보니.. 크긴 크네 -_-; 역 광장에서 부터 랜드마크 타워까지는 거의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어있어 아주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 오늘 하루 요코하마의 모든 곳을 걸어다니면서 보겠다는 사람은 이 에스컬레이터를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리 다리에 자신이 있어도 나중의 언덕지형을 생각하면 미리 힘빼지는 말자.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 단단해보인다. 9/11을 염두했을까..
편하게 문명의 이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다보면 오른쪽으로 볼거리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커다란 범선. 물론 모형은 아닐 것이고 과거에는 태평양을 누비던 선박이 지금은 기름을 태우는 선박과의 경쟁에 밀려서 퇴역. 전시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동양에서 가장 먼저 개방된 나라답게 선박 제조 기술도 일찍 발달 했는데, 그 노하우로 2차 세계대전 때 항공 모함도 만들고 그랬을 것이다. 임진왜란때야 우리가 앞서 있었지만, 그 후 수백년간 우리는 아무것도 안한 것이다. 이공계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ㅅ-
지금은 관광객들이 올라가 보는 명소 중 하나
우리나라 조선업계도 일본을 뛰어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배를 만들어 내고 있다던데, 그런 것을 보면 배우는 것이나 응용력이나 그런 것은 정말 무시무시 한 듯. 뭐 그쪽은 잘 모르는 이야기이니 관두고 아무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하게 모셔가지게되는 곳은 랜드마크 타워의 밑바닥. 전망대로 올라가는 급행 엘리베이터 앞 되겠다. 즉. 역에서 랜드마크 타워 전망대까지는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로 모셔다 드리겠다는 말. 단 돈만 내시라 되겠다. 사실 이 전에 도쿄에 있는 롯뽄기 모리타워에 1000엔이나 주고 올라갔던지라. 또 고층 빌딩을 돈 내고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던데다가, 지금은 낮 아닌가; 이런 곳은 야경보러 올라가는 곳이지 낮에 올라가는 곳은 아니라 생각해서 단념. 사실; 쓸 돈도 없었다. [참고로 이날 하루종일 1500엔쓰고 돌아다님;]
전망대 라고 한글로 써있다.
아무튼 이 거대한 69F 건물의 뒤쪽으로는 거대한 쇼핑 공간이 위치해 있다. 돈이 많은 나라 답게 많이 쓰면서 사는 일본의 모습. 쇼핑 센터만큼은 정말 어마 어마하게 많고 붐빈다. 여성 분들이 일본가면 기뻐할 것이 쇼핑할 곳이 많다 -ㅅ-; 퀸즈 스퀘어라고 불리는 이 곳. [오직하면 QUEEN이겠나;] 을 비롯해서 오다이바의 비너스포트나 긴자의 백화점들, 그리고 오모테산도의 명품거리들을 둘러보면 정말 명품이나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오면 눈이 휘둥그래져서 뭔가 사지않고는 못배기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러한 상품의 다양성이라던가 시장의 거대함은 패션 명품 등의 여성을 타켓으로 한 것 뿐 아니라 다양하게 발달했는데, 자동차, 음반 등 모든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일본 사람들이었다. 경제력이 크다는 것이 실제 사람들한테는 이러한 차이를 느끼게 하는 것 이구나 싶었다.
위의 전망대를 지나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건물들이 끝없이 붙어있는 형태가 나오고 이 건물은 바다와 붙어있는 유명한 힐튼 인터컨티넨탈 그랜드 호텔까지 이어진다. [힐튼이 맞나?] 많은 사람들 속을 뚫고 시원한 건물안으로 입성. 여름이기 때문에 엄청 더웠는데, 건물안은 정말 시원하게 해 놓는다. 뭐, 이 나라에서 에너지 아낄 것이 무엇이겠나; 석유라도 많이 사와서 돈을 써야지. 자 이제 특이하게 생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한 컷 찍어줘야 겠다.
특이하게 에스컬레이터가 곡선으로 올라간다. 기하학 적으로 어떤 조건을 만족해야 할까? 아라비아의 반달형의 칼과 칼집을 연상했다.
사진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흔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사진을 너무 못 찍는데, 사진을 찍는 구도를 잘 못찾는 단점이 하나. 그리고 손각대가 시원찮은 단점이 하나. 다른 경우에는 못나온 사진을 봐도 일생에 얼마나 더 좋은 사진을 찍을 기회가 많겠어. 하고 넘겨버렸는데, 일본에서 찍은 사진이 이렇게 엉망인것은 조금 아쉽다. 이게 다 티스토리의 무제한 이미지 업로드 덕분에 이렇게 블로그에도 올라오지 그마저 없었으면 평생 CD 속에서 빛도 못볼 사진이다;
드디어 5층에 올라와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잘 해놨네. -ㅅ –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생각나는 곳이 없었다. 일본 체류기간 동안 이 곳은 한국에서 어떤 곳과 비슷한 걸까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는데, 딱히 1:1로 대응되는 곳은 별로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즉, 얼핏보면 비슷하지만, 따지고 보면 다르다. 분한 것은 일본이 더 잘해놓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도 요즘들어 다시 개발하고 근사하게 꾸미고, 그런쪽으로 많이들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 있으면 자랑할 만한 명소들도 생기겠지 뭐; 라는 생각이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것 같은 소규모 공연장이 많은 것은 조금 부러운 일인데, 이 곳 말고도 밖에 나가면 여러가지 다양한 공연, 아카펠라나, 댄스, 서커스? 들이 펼쳐지고 있어서 일요일을 맞아 놀러나온 시민들의 지루함을 달래주고 있었다.
자, 이제 바다쪽으로 가자. 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건물 내부를 지나 걸어갔다. 딱히 정해진 길대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고, 지도를 머리 속에 넣어 둔 후 일단 가서 보고 흥미가 가는 쪽을 찾아 다니면서 보기를 택했다. 여행의 중요한 원칙중의 하나. 가이드 북을 믿지 마라. 는 정말 절대 진리다 -ㅅ- 속아서 간 곳이 한두군데야지; 시간이 충분하다면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혼자 조사해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것. 방금의 그 건물을 나서니 이상한 구조물 발견.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특이해보여서 한 컷.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형의 컨텐츠를 만들고 유형의 구조물을 만들어서 둘을 연관시킬 것. 즉, 겨울연가 라는 드라마를 만들고 드라마의 배경 춘천에 드라마와 연관된 각종 소품을 제작해 관광객을 끌어모을 것. 간단하다. 이러한 원칙을 일본은 잘 파악하고 있어서 드라마, 영화등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것도 그 중 하나 아닐까. 뭐, 자세히 뭔진 모르지만 말이다.
다람쥐용 롤러코스터.. 일리 없다
이름하여, 퀸즈 스퀘어. 젊은 처자들이여 이 곳에 와서 질러라 라는 것이다; 요즘에 단 하나의 사랑 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조금 봤는데, 이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전체 드라마가 촬영되었고 따라서 눈에 익은 곳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꽤나 즐겁게 ‘앗 여기는!’ 이러면서 봤었다. 아마 여기도 틀림없이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않았을 까 하는데..
보통 여성분들한테 일본에서 어디가 제일 가서 즐거웠어요? 하면 나오는 답이 주로 ‘하라주쿠’, ‘오다이바’ 이런 곳이 아닐까. 그 말은 그런 곳이 여성 취향의 볼거리들을 가장 잘 갖추고 있어서 일 것이다. 여기도 마찬가지! 하지만, 나는 볼일이 없다 -ㅅ- 문화유적 탐방도 아니고 좀 아쉽지만, 도보로 요코하마를 다 돌아보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온 이상 이런데서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어서 다시 바쁘게 걸어갔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아쉬운 것이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가 좀 껄끄럽다는 점인데, 닛코의 카스테라, 오사카의 타코야키. 이런 건 상관없겠지만, 일본주를 맛보러 술집에 간다거나, 회전초밥을 혼자 먹으러 간다거나. 혼자는 할 수 없는[내 기준으로..] 것들이 있어서 좀 제한적; 사실 이 주위에 맛있어 보이는 식당들이 많아서 아쉬워서 그런다; 흑 ㅠ _ ㅠ
젊은 처자여. 이 곳에 천국이 있나니.
자, 유명한 것 나왔다. 대관람차. 일본 사람들은 대관람차를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높이 올라가면 경치 좋겠다는 곳에는 다 만들어 두었다. 또 혼자 있기 뻘쭘해서 옆에 높이기구 두어게 첨부. 날이 흐려서 사진이 우중충하다. 나에게는 다행스런 이야기. 햇빛이 쨍쨍한 날에 이렇게 돌아다녔다가는 바다에라도 뛰어들었을지 모른다. 대관람차 가운데 시계는 아주 멀~리서도 보여서 집에 가는 길에도 참고가 되었다. 시계를 안가지고 나온날이었다는 말씀 공교롭게도; 아마 저 관람차를 타고 높이 올라가면 항구의 전경이 다 보일것 같은데.. 여기서 조금 더 걸어가면 야마시타 공원이 나오고 바로 그 앞바다에서 오늘의 불꽃놀이가 펼쳐질 예정. 저녁시간 전에는 한바퀴 돌아봐야한다.
30분은 못타고 있을 것 같다.
불꽃놀이는 일본인들도 정말 좋아하고 큰 의미를 두는 축제인데,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꼭 찾아가서 보려고 노력들을 한다고 한다. 한국에서 온 이방인인 나에게는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매력적. 사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불꽃 놀이를 본적이 없다고도 할 수 있어서 이렇게 일부러 날을 맞춰서 찾아 온 것이다. 나는 일본에서 2번 불꽃놀이를 보고 한번은 TV로 지켜봤는데, 정말 멋지다. 라는 말이 나오더라. 가기 전에는 ‘아 사람도 많고 더운데 가야되나’ 였다가 보고 나서는 ‘역시 안오면 후회했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일본의 불꽃놀이. 요코하마와 오사카에서 한번씩 봤는데 요코하마가 프로그램은 더 좋았지만, 오사카에서 보는 자리를 더 잘 잡아서 오사카때가 더 감동이 컷다. 일본 사람들은 가족끼리 오는 경우, 친구들 끼리 오는 경우 이래저래 많지만 역시 가장 즐거운 경우는 연인끼리 오는 경우가 아닐까? “작년의 불꽃놀이는 친구로서 봤는데 올해는 연인으로서 둘이 보게 되었어요” 라는 사연을 TV에서 읽어주던데, 그만큼 이벤트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는 꼭 오고 싶어하는 축제.
유카타를 입고 아이스박스를 들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닐까.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