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출근길을 알아본 결과, 다음의 2가지로 나타났다. 하나는 이타바시혼쵸에서 미타선을 타고 히비야 역까지 간 후 히비야선으로 갈아타고 다시 카미야쵸까지 가는 것. 회사는 카미야쵸에서 3분 거리에 있기에 이 루트를 따르면 거의 걷는 일은 없게 된다. 두 번째 루트는 역시 이타바시혼쵸에서 미타선을 타고 오나리몬역까지 가서 회사까지 걸어오는 것. 이럴 경우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 더운 여름이기에 아무리 아침 일찍이라 해도 조금 땀이 나고 힘이 드는 것은 사실. 이 두 가지 출퇴근 길을 놓고 어느 길로 다닐까. 생각한 결과 오나리몬역에서 걸어 오는 것으로 정했다. 더 걷는 쪽을 택한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40엔이 싸다는 것. 카미야쵸역에서 내리면 300엔, 오나리몬역에서 내리면 260엔. 20번 출근해야 하니까 40번 표를 사야 하고 40엔이 40번 반복되면 1600엔. 푸짐한 식사를 한끼 할 수 있는 돈이 절약된다는 점. 또 하나의 이유는 올라오는 길 옆으로 도쿄타워가 바로 보인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별로 감흥이 없지만, 저녁에 퇴근할 때 보면 꽤 멋있을 것. 그리고 길 양 옆의 고층빌딩들과 각종 까페들이 늘어서 있어서 이것저것 구경할 거리도 많다. 또 하나의 이유를 대자면 오가는 사람 구경 일까나. 사무실 밀집 지역이라 정장을 입은 셀러리맨과 OL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아침 출근길에 혹시 지하철이 푸시맨이 필요할 정도로 붐비지는 않을까 다소 걱정했는데, 역시 한산한 도시로 빠져나가는 지선답게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빽빽히 서있을 정도는 되어서, 역시 내가 타는 역에서 앉아서 가기는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아쉽다; 지하철이 출퇴근 유동인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서울이나 도쿄나 비슷해 보인다.
한가지 지하철에서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무리해서 타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충분히 더 탈 수 있는 지하철에 비집고 들어가지 않고 그냥 대기선에서 기다리는 문화 일까나. 우리나라는 다이나믹하고 열정적인 사회지만, 일본은 매우 침착하고 안정되어있는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