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문구 하나.

책을 읽다가 좋아하는 부분을 어디에 적어 놓는다던지.
시를 쓴다던지.
블로그에 어디서 마음에 드는 글을 펌해 오는 일도 절대 없는 나지만.

대학교 1학년 때, 아무도 없는 꼭대기 열람실에서 책의 첫장을 넘겼을 때.
한면 전체가 텅 빈채 가운데 써있었던 그 글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종이를
꺼내서 메모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전에도 그런일은 없었고 그 후에도 없었
으니 내 인생에서 유일한 사건이었는데.

작가는 미야자와 겐지.
그 당시의 독서 노선을 보면 근대 미국, 일본 소설을 주로 읽었던 거 같은데
역시 작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에 책에는 번역이 되어서 한글로 적혀 있었는데. 문득 블로그에 적으려고
하니 원문이 궁금해져서 일본 웹에서도 찾아봤더니, 유명한 문구인지 쉽게 나왔다.

正しく強く生きるとは銀河系を自らの中に意識してこれに応じて行くことである
われらに要るものは銀河を包む透明な意志 巨きな力と熱である

바르고 강하게 산다는 것은 자기 안에서 은하계를 의식하고 그에 따라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은하를 포용하는 투명한 의지, 거대한 힘과 정열이다.

오늘의 사건사고 (今日のできごと)

이런 영화 좋다.

영화 전체는 하루동안의 일이다. 아주 느린 템포로 진행되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생략이나 축약이 없다.
친절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어서 나조차 호의적으로 변한다.

과장이 없다. 내가 저 상황이었어도 저런 대사를 읊었을 거라고 생각이 된다.
삼국지 게임을 하고, 만화책의 다음 권을 달라고 말하고.. 영화가 아니라 현실로 보였다.

무리하지 않는다. 고래를 움직일 필요도 없다. 그냥 음향효과와 돌아서는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 가능하다.
자전거 사고를 연출할 필요도 없다. 그냥 소리와 넘어져 있는 사람으로 충분하다.
CG를 쓰거나, 실제 처럼 동작하는 거대한 모형보다는 오히려 그쪽이 충분하다.

위트는 분명히 목적이 있다. 재자리를 데굴데굴 구르며 웃는 것은 아니지만, 한걸음씩 조용히 걸으며 씩 웃음 짓게하는 대사들이 있다.

기대 없이 보아서 좋았고, 영화관에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
이래저래 괜찮은 문화생활을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곧 영화관이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거대 멀티플랙스 영화관들만 살아 남고 비교적 인기 없는 영화들은 점점 더 볼 수 없게 되어가는 것이 안타깝다.

이케와키 치즈루는 조금 나왔지만, 가장 강렬한 인물. 영화가 끝나면 그 사투리만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