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외국어학원 1년 6개월째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영어를 배우고도 회사로 걸려오는 영어 전화를 제대로 못받는 모습에 실망해서 학원에 등록한 것이 벌써 1년 6개월 전의 이야기이다.

사실 등록하기 전에야 일년만 다니면 영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혹해서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사실이지만, 역시나 학원광고 문구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를 믿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1년 6개월이라고 해야 중간에 2~3텀쯤 쉬었으니 실제 다닌 기간이야 1년정도. 그동안 4단계를 패스 하고 5단계에 접어들었으니 이제 2번의 패스가 남은 셈이다. 이제 빼도 박도 못하는 꼼짝없이 졸업할 때 까지 다녀야 하는 것일까 (가져다 부은돈이 얼만데);

뭐든지 그렇겠지만 실력이 느는것은 결코 학원 출석부만 빽뺵히 채운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학원에 가서는 집에가서 공부한 것을 밑바탕으로 외국인과 대화한다는 자신감. 그리고 교정 정도의 의미이지 실력 증강 자체는 본인 스스로의 몫이다.

또 깊이 있는 대화는 이런식의 회화학원에서는 절대 배울수 없는 부분이므로 별도의 보충 노력이 필요하다. 1년을 다녔어도 학원에서의 대화는 나이, 직업, 주말에 뭐할지. 저번주에 뭐 했는지. 이런 신변잡기에 대한 것이 전부.

적어도 3학년이 끝나기 전에는 졸업을 하고 싶지만; 역시. 점점 높아지는 난이도에 좌절중; OTZ

자신이 만든 게임은!?

사내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사내 테스트라는게 그렇게 뛰어난 완성도를 가진것도 아니고 상당히 불안정하다. 간단히 말하면 재미없고 섭다가 자주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러다 보니 참여를 위해서 약간의 당근을 준비한다.

오늘말하고 싶은건 바로 이 당근이다. 테스트를 하는데 주최측에서 상품을 싹쓸어 간다면 당연히 말이 나온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다든지 하는 부정이 개입될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 게임을 만든 우리팀은 포상에서 당연히 제외됐다.

난 이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2주일정도 동안 진행을 하고 있는데, 우리 회사에서 이 게임에 대해서 가장 모르는 사람들의 집단이 바로 우리팀일 것이다. 설마 만든 사람들인데 그러겠냐구? 당연히 그렇다. 우리팀은 이미 게임과 너무 멀어져 있다.

사실 자신이 만든 걸 재밌게 한다는 건 아주 어려운 얘기다. 누구보다도 당근이 필요한건 바로 우리 자신이다. 당근때문이든 애정이든 남보다 더 많이 자신이 만든 게임을 해봐야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온다. 해보면 부족한 부분을 가장 잘 파악할수 있는게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몇몇 회사에 있었지만 만든 사람들이 즐겁게 게임을 하는 경우는 잘 못봤다. 더구나 이렇게 상품이 걸린 테스트에서 그 팀을 포상하는 경우는 더더욱 못봤다. 난 자신이 해보고 부족함을 깨닫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는 상당한 열정이 필요하다)

물론 내가 눈치채지 못한 부분을 알려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지만, 자신의 플레이 시간이 줄어듬에 따라 게임과 자신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진다. 대부분의 개발자는 나무만 본다. 길지 않은 플레이 시간으로는 임박한 테스트외에 다른건 눈에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사실이다. 먼 나라의 얘기로 글을 마칠까 한다.

All Work No Play, Makes Jack a Dull Game Developer by Noel Llop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