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풀릴때는..

 뭐 주로 하는 일이 손님 커피 타기, 랜 케이블 제작, 쓰레기통 비우기 같은 거긴 하지만. 간혹 컴퓨터도 만질 일이 있는데.
 
 꼭 휴대폰 게임 뿐만 아니라 잡다한걸 만든다. 이번에 하는 서브 프로젝트는 휴대폰에 외부 기기를 접속하라! (사실 이것도 업무상 비밀인데;) 뭐 카드 리더기 라던지. GPS 수신기. 같은 외부기기를 휴대폰에 연결해서 쓰면 훨씬 작은 부피로 만들수 있다나 어쨌다나. 결국 PDA 화 되는거지만;

 아무튼 그런걸 붙일수 있게 휴대폰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소. 했는데;
이게 뭐 다른데서 만든데도 별로 없고. 해본 사람도 별로 없는듯 하고;
정보도 없고; 해서 하나하나 테스트 해가면서 안되면 바꾸고; 되면 넘어가고 하는 문제 해결 방법 1단계, 하나하나 다 해보기 로 클리어 중.

 간신히 휴대폰에서 PC로 정보를 보내는건 했는데. PC에서 휴대폰으로 정보를 보내는건 못하겠네.. 휴대폰마다 구현 해 놓은게 다 틀리고 (삼성은 KIN이다. 예네는 지네가 표준을 창조한다) 뭐 딱히 테스트 할 방법도 없고. 아무튼 몇주째 삽질 중이다; 뭐 비록 메인 프로젝트는 아니라 그리 일정의 압박도 없고 그냥 나 홀로 공부하는 셈 치고 해서 그리 부담되는 건 아니고 룰루랄라 출근까지 했지만. 그래도 잘 안풀리니 ‘내가 이거 밖에 못하는 놈인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화가 나네;

 뭐 무슨 책에 나온 이야기 라는데 미국의 무슨 디자이너는 일에 치이고 스트레스 받을때 창문을 열고 ‘아싸! 나 오늘 학교 안가도 된다!’ 라고 소리친다던데. 나도 그래 볼까나. (학생은 ‘아싸! 나 오늘 회사 안가도 된다!’ 버젼으로..)

아, 춥다.

 아까 낮에도 영어 학원 등록때문에 나갔다 왔는데 정말 춥더라;;

추위는 정말 싫다.

 초등학교 2학년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집열쇠를 목에, 는 아니지만 가방 앞쪽에 항상 넣고 다니는 아이였다.
 겨울. 바람이 쌩쌩 부는 날 오후 오전반을 마치고 집에 와서 열쇠를 꺼냈는데. 손이 꽁꽁 얼어서 열쇠를 도저히 꼭 잡을수가 없는 거였다. 뭐 지금보다 손이 훨씬 작았을 꺼고, 상대적으로 열쇠는 더 크게 느껴졌을 꺼고 원 잡을수가 없으니 구멍에 맞춰서 끼울수가 없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한손으로 안되니 양손으로 열쇠를 가운데 끼워서 조심조심 구멍에 맞춰서 끼우기. 몇번의 실패 끝에 성공;
 날씨는 추워서 집에 빨리 들어가고 싶은데 열쇠가 이렇게 애를 먹이다니.
 아무튼 끼워진 열쇠를 돌리려고 잡는데, 이도 또한 쉽지가 않아서 대충 손가락 사이에 끼워서 돌리는데 안돌아간다 -_-
 구멍이 얼어 붙었는지. 손가락이 얼어서 힘이 안들어가는지 어쩐지 몰라도 도저히 돌릴수가 없어서. 옆에 쭈그리고 앉아서 외투속에 손을 찔러 넣고 잠시 녹였다. 이때쯤이면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면서 불평불만을 늘어 놓을텐데.. 참 초등학생땐 순수했는지.

 “어서 커서 돈 벌어서 번호 눌러 여는 문으로 바꿔야지”

-_- 덕분에 지금은 번호로 눌러 여는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