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 말부터 3학년때 까지는 일본 현대 소설을 주로 읽었다.
뭐 딱히 일본 현대 소설이 좋았다기 보다는, 공부하는 척 보이지만 공부가 아닌 다른 어떤거 였더라도 빠져 들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바로 옆에 구립 도서관이 있어서 보충수업이 끝나고 종례가 끝나는 4시 30분(확실하지는 않다) 에는 늘 잠에서 깨서 전날 빌린 책을 들고 새로 빌리러 가곤 했는데..
그 때 읽었던 것들이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시마다 마사히코, 유미리, 요시모토 바나나, 아사다 지로 같은 것들. 뭐 당연히 공통점은 없다. 그냥 어느 날은 이걸 빌려보고 다른 날은 저걸 빌려보고 빌렸다가 조금 읽고 반납한 것도 있고..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를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거 같다. 처음 집어든 책이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였고 재미있어서 계속 다른 걸 찾아서 빌려보고 마지막으로 수능 3주 전에 대표작인 ‘노르웨이의 숲’을 읽었다. 나뿐 아니라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인 듯 하다. 얼마 전에는 ‘해변의 카프카’를 많아야 중3 정도 되는 아이가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 것을 봤으니까.. 제일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댄스댄스댄스’
무라카미 류는 지극히 남성 취향의 작가다. 뭐 별로 재미도 없는것이 항상 자극적인 제목과 표지만 붙인다. 대학에 와서도 몇권 나오길래 읽어 봤는데. 순수 문학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서 요즘은 신간 출판 소식이 신문에 떠도 별 관심이 없다. 그나마 재미 있었던 것은 ‘코인 로커 베이비즈’ 정도..
시마다 마사히코는 처음에 일식 이던가.. 월식이던가를 읽을때는 ‘폭풍의 언덕’ 같은 느낌이 나서 재미있었는데. 다음에 읽는 것들은 내공이 떨어졌는지 감흥이 없다. 아마 중학교때 읽었으면 열광했을 것 같다.
유미리나 요시모토 바나나 는 여성의 입장에서 읽으면 어떨지 궁금해진다. 지극히 자기 주관적인 느낌, 1인칭으로 글을 써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나도 그랬다 -_- 더구나 표지가 예쁘게 디자인 되어 있는게 많아서 들고 다니면 틴에이져 연애소설을 읽는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할리우드 발리우드 볼때 지영누나가 ‘여학생의 친구’를 들고 있어서 소감을 묻고 싶었으나 아직 읽은 것 같지 않아서 관뒀다.
아사다 지로는 가장 좋아하는 작가중에 한명. 소설이 깊이는 없지만 하나같이 감동이 있다. 도서관에서 읽다가 울 뻔했다 -_- 추천작은 ‘프리즌 호텔’
요즘 읽는 건 하나같이 딱딱한 기술 서적 뿐이라.. 원하는대로 마음껏 읽었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누가 성공하려면 책에 10만원 투자하는 걸 아깝게 생각하지 말라던데.. -_-